홍성흔, 이번 가을에도 이어지는 '묵언수행'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08 10: 41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35)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입담꾼 가운데 한 명이다. 유머러스한 말로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우고 사람들 앞에 나서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랬던 홍성흔이지만 작년 가을 플레이오프는 '묵언수행'과 함께 했다. 차분한 팀 분위기를 위해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고는 경기 전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롯데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고, 홍성흔은 "내년에는 내가 입이 간질간질해 묵언수행을 못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도 여전히 더그아웃을 뜨겁게 달군 홍성흔이지만 후반기에는 말수가 확연하게 줄었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고 이제는 고참으로서 무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는 것 같다는 게 홍성흔의 설명이었다. 홈런을 치고도 무표정하게 그라운드를 돌고, 경기 전에도 최대한 말을 아꼈다. 지난해는 포스트시즌에만 묵언수행을 했는데, 올해는 후반기들어 줄곧 그런 모습이었다.

그리고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에 앞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홍성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리즈 전 방송을 통해 각오를 보여주는 미디어데이 행사는 입담이 뛰어난 홍성흔이 단골 손님이었다. 그렇지만 홍성흔은 지난해 미디어데이에 불참한데 이어 올해도 훈련에 주력했다.
홍성흔이 미디어데이에 참석하지 않은 건 '징크스' 때문이다. 그는 매년 미디어데이에 함께 했지만 롯데는 계속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올해만은 반드시 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미디어데이 불참을 선언했다. 롯데는 홍성흔 대신 손아섭이 대신 나갔다.
올 시즌 홍성흔은 이대호 대신 4번 타자를 맡아 고군분투를 했지만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할 타율 아래로 내려갔다. 그래도 74타점으로 팀 내 최다타점을 기록했고 잔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중심타선 자리를 굳게 지켜 롯데의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올해 가을에도 말을 아끼는 홍성흔의 결심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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