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원상(LG)보다 상삼이가 더욱 뛰어나다고 봐요. 직구 구위도 좋고 포크볼 움직임도 좋잖아요”.
지난 2년 간 함께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욱 많았던 만큼 후배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두산 베어스의 유일한 좌완 불펜인 사이드암 김창훈(27)이 팀의 필승 셋업맨 홍상삼(22)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안 북일고 시절 고교 최대어로 꼽히며 2004년 한화 이글스의 1차 지명으로 입단했으나 고교 시절 혹사 후유증에 이은 팔꿈치-어깨 부상으로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김창훈은 2009년 말 두산으로 트레이드되었다. 이후 김창훈은 가끔씩 가능성을 비췄으나 꾸준한 계투로서는 활약을 떨치지 못했고 사이드스로로 전향하는 시도까지 했다.

올 시즌도 1군 풀타임은 아니었으나 김창훈의 활약은 의미가 있었다. 올 시즌 김창훈은 28경기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0.97에 피안타율 1할3푼6리로 세부 성적까지 따지면 특급 계투 수준이다. 2004년 데뷔 해 이후 8년 만에 승리 감격을 맛보기도 한 뜻깊은 시즌. 그러나 김창훈은 자신의 올 시즌 성적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목표에 어긋나서 아쉬웠어요. 좌완 사이드암이라는 희귀성이 있던 만큼 0점 대 평균자책점에 피안타율도 1할 대 미만을 목표로 했었거든요”. 대체로 짧게 던지는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그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 아쉬워한 김창훈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투수진 중 유일한 좌완인 김창훈은 박종윤, 손아섭 등 좌타자 봉쇄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저 등판 지시에 충실해 힘을 보탤 뿐”이라고 밝힌 김창훈은 오히려 자신과 절친한 후배 홍상삼에 대해 “요즘 불펜 대세잖아요”라며 기를 북돋워주었다. 홍상삼은 올 시즌 53경기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3위)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선발 유망주에서 믿음직한 계투 필승조로 우뚝 섰다. 선발로 계투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행보를 보인 유원상과의 비교에 김창훈은 자신의 팀 동료인 홍상삼의 손을 들어주었다.
“직구 구위에서 유원상보다 상삼이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상삼이는 떨어지는 변화구가 좋잖아요. 요즘 포크볼이 대세인데 이미 그 대세 구질을 능숙하게 구사하고 있으니까. 홍상삼은 대세 불펜입니다”.(웃음)
사실 둘은 힘든 시절을 함께 보낸 동료들이다. 김창훈이 두산으로 갓 이적했을 당시 친하게 지냈던 선수가 홍상삼이었고 지난 시즌에도 홍상삼이 팔꿈치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을 때 전반기 동안 농을 던지며 절친했던 선배가 김창훈이었다. 팔꿈치, 어깨를 모두 수술하고도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르는 인간승리의 주인공 김창훈은 오히려 후배를 더욱 독려하고 멋진 포스트시즌을 보낼 수 있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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