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감독 "극중 잔인한 얘기, 현실은 더 참혹" [17회 BIFF]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10.08 12: 36

영화 '닥터'의 김성홍 감독이 영화 속 잔인한 이야기들은 현실보다 약한 것이라는 설명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홍 감독은 8일 오전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닥터' 기자회견에서 "영화는 현실보다 훨씬 약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극 중 인물이 살인을 하게 되는 그 출발점은 뭔가"라는 질문에 "영화는 진실보다 약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히틀러도 싸이코다. 수천만을 죽였다. 그런데 그 사람을 파고들어가면 별거 없다"라며 "지금 일어나는 살인사건들의 범죄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별 이유가 없다. 미국 총기난사 범인도 별 이상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실보다 영화는 훨씬 약하고 현실에서도 영화 속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며 "살인은 사소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복수를 하기 위해 수십년을 기다렸다가 살인을 하는 사람은 없다. 가까운데서 살인을 하는 것이고 그게 인간의 심리다. 나는 그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내가 들은 이야기는 영화 속 이야기보다 훨씬 더 심한 얘기도 있다. 영화 '올가미' 당시 어머니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엄마하고 아들하고 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현실은 더 참혹하고 이상하다. 우리(영화)는 약한 것이다. 순간적인 정신분열이 일어난 순간 자기는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저지른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봤다. 바로 창 밖으로 뛰어내리기도하고 집에 불을 붙이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닥터'는 겉보기에 잘 나가는 성형외과 전문의이나 사실은 중증 싸이코패스인 한 중년남의 젊은 아내를 향한 집착적 애욕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엽기적 살인행각을 다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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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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