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감독 김응룡, '2神' 양준혁-이종범 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08 14: 00

독수리 군단 강팀 재건의 청부사로 김응룡(71)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확정됐다.
한화 이글스는 8일 새로운 사령탑으로 김 감독을 선임, 발표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만 10차례 이끈 명장이다. 지난 2004년을 삼성 감독을 끝으로 구단 CEO로 변신을 했고, 2010년까지 삼성 사장직을 수행했다.
지난 8월 한대화 전 감독과 작별을 선언한 한화는 그 동안 다수의 감독 후보들과 접촉을 하며 팀 재건을 맡길 적임자를 찾아왔다.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을 시작으로 한용덕 감독대행, 김재박 KBO 경기감독관까지 여러 인물이 한화의 새 사령탑 하마평에 올랐지만 최종 선택은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의 측근은 지난 9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응룡) 감독님께서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프로든 아마든 현장에 복귀해 마지막 봉사를 하고 싶어 하신다"는 전언을 통해 현장 복귀에 대한 직접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놓치지 않은 한화가 김 감독 영입에 성공한 것.
관심사는 코치진 조각(組閣)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승·최다우승 감독의 복귀와 동시에 코치진의 면모도 화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감독의 총애와 함께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 은퇴까지 한 양준혁(43) SBS 해설위원과 이종범(42)의 현장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준혁은 타격에 관련된 통산기록은 모두 보유한 타격 레전드다. 2010년 은퇴 이후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은 것과 동시에 활발한 방송활동을 펼쳐왔다. 은퇴 당시 구단의 해외연수를 거절했던 양준혁이지만 최근 들어 현장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양준혁에겐 은인과도 같다. 양준혁이 2001년 LG에서 나와 FA 미아가 될 뻔했을 당시 김 감독이 구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영입해 2002년 우승을 일궈냈다. 이후 양준혁은 2010년까지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여러 굵직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김 감독과 양준혁은 그라운드에서 떠난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사이가 가깝다.
이종범도 '김응룡 사단'에 깜짝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프로데뷔 첫 해였던 1993년 이종범을 믿고 꾸준히 기회를 준 게 바로 김 감독이었다. 그리고 이종범은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5년 가운데 3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1998년 이종범이 일본에 진출 했을 때 김 감독이 했던 "종범이도 없고…"라는 말은 유행어가 됐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유니폼을 벗은 이종범은 김 감독에게 여러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또한 이종범은 최근 LG 코치 취임설이 제기되기도 하는 등 현장 복귀를 위한 꾸준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LG 구단과 이종범 양측 모두 부인한 가운데 은사를 따라 한화로 기수를 돌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김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에 3명의 신(神)을 남겼다. 2002년 한국시리즈 당시 상대팀 감독이었던 김성근에게 '야구의 신과 하는 것 같았다'고 말해 '야신'이 탄생했고, 김 감독의 제자인 양준혁과 이종범은 각각 '양신'과 '종범신'으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장에 복귀하게 된 김 감독이 2명의 신을 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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