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의 한국야구 미국야구] 포스트시즌 승부는 결국 수비다!
OSEN 대니얼김 기자
발행 2012.10.08 22: 17

[OSEN=대니얼 김 객원기자] 2012년 시즌 정규 시즌 3위와 4위를 차지한 팀들다운 경기였다. 경기내용은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예축하기 힘들었다. 대타로 기용돼 극적인 홈런을 터트린 롯데 자이언츠의 박준서의 활약도 대단했고 부상 중인 손시헌을 대신해 라인업에 투입된 두산 유격수 김재호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수비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머니볼’ 단장인 빌리 빈은 야수들에게 “번트가 나오면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말고 무조건 1루로 송구하라”고 얘기한다. 10회 초 두산의 김승회는 박진수의 번트를 무리해서 잡으려다가 결국 실패하며 무사 1, 3루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침착하게 1루로 송구해서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것이 정답이었다. 설사 1실점을 하더라도 홈팀인 두산은 공격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순간 무조건 대량실점은 막아야 했다. 김승회의 순간적인 판단은 10회 말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데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수비는 한 순간이다. 물론 9회 말 롯데 박종윤의 수비 또한 명품이었고 어쩌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김현수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그가 처리하지 못했다면 끝내기 안타로 기록되는 순간이었고 롯데의 10회 말 공격 또한 없었을 것이다. 물론 김현수의 타구는 박종윤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수비의 중요성은 5회에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어쩌면 이번 경기는 롯데가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롯데의 주전 2루수 조성환의 어이없는 실책과 노장답지 못했던 플레이는 두산 베어스에게 경기 흐름을 한때 내주고 말았다. 
5회 말 임재철의 땅볼은 평범했다. 하지만 그는 평범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 있게 처리하지 못했다. 공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그는 오히려 뒷걸음을 치고 공을 기다렸다. 베테랑답지 못한 플레이였고 결국 공을 빠트리면서 두산에게 테이블 세터 노릇을 해주고 말았다. 5회 말 조성환의 애매한 플레이는 계속되었다. 1아웃 상황에서 더블플레이를 시도하던 과정에서 조성환의 송구는 1루수인 박종윤 근처에도 가지 못한 악송구였다. 결국 타자주자였던 김재호는 2루까지 출루하였고 이종욱의 2루타로 홈을 밟게 된다. 만약 1루 주자였던 양의지의 거친 슬라이딩이 문제였다면 차라리 공을 던지지 말았어야 한다. 원정경기에서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불과 12시간 전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베테랑 중견수 코코 크리스프가 뜬공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디트로이트에게 뼈아픈 2실점을 했던 광경과 비슷했다.
포스트시즌 야구는 한 순간이다.
야구는 한 방이라는 말이 있지만 수비는 정말 한 순간이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8-5 롯데의 승리로 끝났지만 배트의 난타전이 아닌 수비의 난타전에 가까웠다.
daniel@dk98group.com
twitter - @danielkimW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