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이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일은 프로야구에서 비일비재하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이적한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일부러 더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보낸 팀에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올 시즌 롯데에는 두산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가 두 명 있다. 사이드암 김성배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팀의 핵심 중간계투 요원으로 맹활약을 펼쳤고, 용덕한은 시즌 중반 김명성과 트레이드가 돼 강민호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공교롭게도 올해 준 플레이오프는 롯데와 두산이 맞붙게 됐다. 전문가들은 김성배와 용덕한이 이번 시리즈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정팀인 두산의 사정을 많이 알고있고, 특히 용덕한은 두산의 작전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두 명의 이적생은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성배와 용덕한은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8-5 역전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4회 니퍼트를 상대로 3득점에 성공, 앞서 나갔으나 5회 연달아 실책을 범하며 4-3으로 역전을 당해 분위기를 넘겨줬다. 김성배는 팀의 세 번째 투수로 6회 마운드에 올랐다. 만약 추가실점을 한다면 경기가 크게 기울 수 있는 상황.
이때 김성배는 6회 세 명의 타자를 연달아 삼진으로 잡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7회 주자 한 명을 남겨두고 내려갔고 이명우가 실점을 해 자책점은 1점이 됐지만 적절한 분위기에서 흐름을 끊어줬다.
용덕한의 투입은 긴급하게 이뤄졌다. 주전포수 강민호가 7회 송구에 얼굴을 맞아 교체돼 투입됐다. 시즌 중에는 타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용덕한이지만 5-5로 맞선 10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날렸다. 여기서 롯데는 황재균의 결승 적시타와 손아섭의 스퀴즈를 묶어 3득점, 승기를 갈랐다. 그리고 용덕한은 역전 득점을 올렸다.
두산에서 롯데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적생 두 명은 공수에서 활약을 펼쳐 롯데의 8-5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성배, 그리고 용덕한이 롯데의 플레이오프 진출 선봉장이 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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