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1차전. 잠실구장. 그리고 상대는 두산. 환경은 모두 2010년과 같았다. 그러나 성적표가 달랐다. 전준우(26·롯데)가 무안타로 침묵하며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전준우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2 팔도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 중견수 겸 3번 타자로 나왔으나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팀은 8회 박준서의 극적인 동점 2점 홈런과 연장 10회 터진 타선의 힘으로 이겼으나 전준우만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전준우는 가을에 강했다. 표본은 적지만 인상은 뚜렷했다. 통산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타율 4할1푼9리(43타수 18안타)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훨훨 날았다. 5경기에서 4할7푼6리의 맹타를 휘둘렀고 1차전 결승 솔로홈런을 포함해 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게다가 그 상대가 두산이었다. 비록 올 시즌 타율 2할5푼3리로 부진했지만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의 기대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전준우를 “우리 팀의 키 플레이어”라고 지목한 양승호 롯데 감독은 타순까지 손봤다. 주로 1번으로 나서던 전준우를 손아섭과 자리 바꿔 3번으로 배치했다. 중심타선 합류였다. 이날 두산 선발로 예고된 니퍼트에게 올 시즌 3할3푼3리 홈런 1개로 비교적 강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었다. 그러나 전준우의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좀처럼 시원한 궤적을 그리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난 전준우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조성환 문규현 김주찬이 볼넷으로만 얻어낸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니퍼트에게 타이밍을 뺏기며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이후 타석에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5회 선두타자로 나서서는 힘없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7회 1사 1루 기회에서는 바뀐 투수 홍상삼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2차례의 헛스윙이 포함된 3구 삼진이라 아쉬움은 더했다.
마지막 기회는 9회였다. 영웅이 된 2010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상황은 비슷했다. 5-5,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이라는 건 똑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마지막까지도 달랐다. 김승회의 한가운데 직구에 허를 찔리며 심판의 삼진 콜을 지켜보기만 했다. 결국 전준우는 10회 타석에서는 대타 김문호로 교체되며 허무하게 경기를 마쳤다.
반대로 동료들은 강하다는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12개의 안타를 때렸다. 이날 롯데의 선발 선수 중 안타를 치지 못한 선수는 전준우 강민호 조성환 뿐이었다. 강민호 조성환은 부상과 부진으로 경기 중간에 교체됐다는 면죄부라도 있어 전준우의 부진은 더 도드라졌다. 2년 전 영웅 대접을 받았던 그 모습과는 너무나 대비된 전준우는 아쉬움 속에 2차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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