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개운치 않다.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준플레이오프 첫 승을 장식했다. 하지만 5회 3개의 실책을 범하며 한 이닝 최다 실책 타이 기록을 세우는 등 허술한 수비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정규 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수비 불안'이라는 꼬리표를 떼내지 못했다.
5회 2루수 조성환이 선두 타자 임재철의 땅볼 타구를 놓쳤다. 불안한 내야 수비는 마운드에 서 있는 송승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송승준은 보크를 범하는 바람에 무사 2루 위기에 처했고 양의지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 맞아 1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김재호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조성환이 다시 한 번 실책을 범하면서 1사 2루 위기에 놓였다. 곧이어 이종욱의 좌익선상 2루타로 1점차 턱밑 추격을 당했다.
오재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김현수의 고의4구 이후 윤석민의 중전 안타 때 투수 실책까지 겹쳐 김현수와 이종욱 모두 홈을 밟았다. 수비 실책만 아니었다면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였다.
올 시즌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8승 10패 1무로 약세를 보였던 롯데는 가을 잔치 첫 승에도 불구하고 잇딴 실책 탓에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큰 경기에서 사소한 실책 하나가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단디 해라'는 부산 사투리처럼 롯데가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수비에서 단디 할 필요가 있다.

두산은 '믿는 도끼' 홍상삼의 부진이 아쉬웠다. 올 시즌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평균자책점 1.93)로 두산 계투진의 필승 카드로 군림했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 1⅓이닝 2실점(1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으로 무너졌다.
2점차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라 1사 1루 상황에서 대타 박준서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 맞는 등 역전패의 불씨가 돼버렸다. 두산은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 바람에 고민에 휩싸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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