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1] 주목하지 않았던 하위타선의 ‘유쾌한 반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08 22: 36

모두가 손아섭이나 전준우, 그리고 홍성흔에게 주목했다. 하지만 오히려 주역은 그 ‘아래’ 있었다. 롯데 하위타선이 반란을 일으키며 팀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롯데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2 팔도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5로 역전승했다. 가장 중요하다는 1차전을 잡은 롯데는 2008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원동력은 타자들의 집중력이었다. 롯데는 4회 두산 선발 니퍼트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한 끝에 3점을 먼저 얻었다. 5회 수비 실책 3개가 겹치며 4점을, 7회 오재원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줘 3-5로 끌려갔으나 8회 박준서의 동점 2점 홈런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이어 롯데는 연장 10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3득점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특히 시리즈 전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하위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다. 4회 니퍼트에게 뽑아낸 3점 중 2점을 하위타선이 책임졌다. 8번 타자로 나선 황재균은 2사 1,2루에서 니퍼트의 직구가 한가운데 몰린 것을 잡아당겨 선취 타점을 올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9번 문규현도 변화구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적시타를 기록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면 이닝이 종료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 칭찬할 수 있는 집중력이었다.
8회에는 7번 타순에 대타로 나선 박준서가 극적인 동점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 들어선 박준서는 홍상삼의 포크볼을 잘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준플레이오프 역대 5번째 대타홈런이자 3번째 포스트시즌 첫 타석 대타 홈런이었다.
승부가 결정난 10회에도 하위타선의 예민한 집중력이 빛났다. 강민호의 부상으로 급히 포수 마스크를 쓴 선두 타자 용덕한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여기서 박준서의 번트를 투수 김승회가 잡지 못하며 단번에 무사 1,3루의 황금 기회로 이어졌다. 김승회와 실랑이를 벌였음에도 투수와 3루수 사이로 절묘하게 번트를 댄 박준서의 침착함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이어 황재균은 이날의 결승타가 된 1타점 2루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롯데 하위타선(6~9번)이 합작한 성적은 15타수 6안타 5타점이었다. 테이블세터 및 중심타선(1~5번)이 6안타 2타점을 기록했음을 생각하면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하위타선의 유쾌한 반란에 롯데는 적지에서 귀중한 1승을 선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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