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을 되돌린 대타와 번트였다.
8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두산이 잘한 경기는 아니었다. 롯데는 4회 3점을 뽑아 분위기를 선점했다. 그러나 5회말 무려 3개의 실책과 투수보크까지 나오면서 4점을 헌납했다. 두산은 계속되는 실책에 편승에 차곡차곡 점수를 얻어냈고 7회말 추가점까지 뽑아 승기를 쥐는 듯 했다.
그러나 8회초 양승호 롯데 감독의 히든카드가 나오기 시작했다. 박종윤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으나 용덕한이 삼진을 당했다. 그러자 좌타자 박준서를 대타로 기용했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갖는 초짜였지만 그만 2구 제대로 떨어지지 않은 포크볼(135km)을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이 한방이 터지자 롯데 관중석에서는 부산갈매기 합창이 터져나왔고 롯데는 잠실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또 하나의 승부처였던 9회말 1사 1,2루 김현수의 잘맞은 타구를 점프해 잡아낸 박종윤도 어쩌면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명품수비였다.
끝내기 위기에서 살아난 롯데는 10회초 선두 용덕한이 2루타를 쳤다. 이어 2개의 번트가 모두 빛을 발했다. 이날의 히어로 박준서가 절묘한 번트를 성공시켜 살아나갔다. 황재균의 역전 1타점 2루타가 나온 직후 1사후 손아섭은 스퀴즈를 시도했다. 이 번트를 놓고 두산 투수 김강률과 1루수 오재일이 충돌하면서 1루 악송구까지 나와 두 점을 추가해 승리를 결정냈다.
홈런은 이미 분위기가 넘어간 흐름을 되돌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번트 2개는 승부에 쐐기를 박고 역전극을 마무리 짓는 효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의 승부처에서 맥을 짚고 경기를 가져오는 포석이됐다. 그것은 벤치에서 흔들리지 않았던 양감독의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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