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응룡 감독, 건강하면 10년 지휘도 가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09 06: 29

왜 2년 계약이었을까. 
한화가 '우승 청부사' 김응룡(71)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며 팀 재건을 선언했다. 지난 8일 김응룡 감독과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과 연봉 3억원씩 총액 9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계약기간. 지난해 계약한 SK 이만수 감독, KIA 선동렬 감독, 두산 김진욱 감독, LG 김기태 감독에 2년차 삼성 류중일 감독과 롯데 양승호 감독 등 현역 감독 모두 계약기간이 3년이다. 
그런 점에서 김응룡 감독의 계약기간 2년은 상당한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 구단 고위 관계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김 감독님의 연세가 있으니까 그에 따라 일단 2년의 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누가 봐도 검증된 감독님이다. 건강 문제가 관건이었는데 아주 혈기왕성하시더라. 건강만 하다면 10년도 더하실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말로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 2004년 삼성 사령탑을 끝으로 삼성 야구단 사장에 취임하며 현장 사령탑에서 떠난 김 감독은 8년의 공백을 깨고 현장으로 돌아왔다. 복귀와 함께 김 감독은 프로야구를 넘어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령 감독이라는 역사를 썼다. 프로야구에서는 지난해 SK를 이끌던 김성근 감독의 만 69세가 최고령이었고, 프로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서는 2006년 K-리그 대구FC를 이끈 박종환 감독이 만 70세까지 현장을 지키며 국내 최고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만 71세인 김응룡 감독은 내년이면 만 72세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이지만 해외 스포츠를 보면 전혀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코니 맥 감독이 1901년부터 1950년까지 50년동안 필라델피아를 지휘했다. 은퇴할 당시 나이는 만 87세.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잭 매키언 감독이 만 81세의 나이로 플로리다(마이애미) 감독대행을 맡았다. 매키언 감독은 2003년 플로리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만 73세로 최고령 우승 감독이 됐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2009년까지 라쿠텐을 이끈 노무라 가쓰야 감독의 나이가 당시 만 74세였다. 현역 중에서는 라쿠텐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만 65세이지만 여전히 열혈남아의 모습으로 지휘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젊은 감독들이 대세가 된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고령 김응룡 감독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자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김응룡 감독은 만 71세의 고령이지만 여전히 건강하게 정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삼성 사장 시절 건강 검진 후 대장의 물혹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철저하게 몸 관리를 하고 있다. 당뇨 증세도 있었지만 1년6개월간 치료하며 깨끗하게 회복했다. 식이 요법을 통해 현역 시절 118kg에 육박한 체중도 이제는 100kg 안팎으로 줄였다. 삼성 사장 시절보다 건강 상태가 훨씬 더 좋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화 구단에서도 김 감독이 현역 복귀 의사를 비친 뒤 자체적인 라인을 통해 김 감독의 건강 문제를 체크하며 최종 영입 결정을 내렸다. 2년이라는 계약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김 감독이 건강하게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만들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2년 계약에 대해 "조금 더 성적이 좋아지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미련없이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는 말로 앞으로 2년간 야구 인생의 마지막 전력 투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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