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정길의 열쇠를 지고 있는 최강희호의 수비진은 어떻게 구성될까?.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8일 이란 원정길을 위해 장도에 올랐다. 한국은 오는 17일 새벽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이란의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한국과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9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고, 원정서는 2무 2패로 절대 열세에 놓여있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수비진이다. 양 측면과 중앙 수비에 예기치 않은 전력 누수가 생겼다. 좌측 풀백 박원재(전북)와, 측면과 중앙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황석호(산프레체)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들을 대신해 박주호(바젤)와 김기희(대구)가 긴급 수혈됐지만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풀백 신광훈(포항)도 정상의 몸이 아니다.
남은 숙제는 일주일간 현지 훈련을 통해 최적의 포백 라인을 구성하는 것이다. 키워드는 곽태휘의 짝과 공수를 겸비한 좌우 풀백을 찾는 것이다.
부동의 중앙 수비수였던 이정수(알 사드)가 이란 원정길서 부름을 받지 못했다. 먼저 짝을 잃어 버린 '캡틴' 곽태휘의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현재로선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김영권(광저우)과 떠오르는 수비수 정인환(인천)이 경쟁에서 앞서 있다. 김기희의 기량도 출중하나 경험과 소속팀 활약도면에서 다소 뒤져 있는 형국이다.
정인환은 출국 전 기자들과 인터뷰서 "중앙 수비에서 (곽)태휘형 빼고는 주전이 없다. 태휘 형의 짝이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선발 출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인환은 지난 8월 잠비아와 평가전서 깜짝 풀타임 활약하며 최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우즈벡 원정길에 올랐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채 짐을 쌌다. 이란 원정은 정인환에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다.
김영권도 운동화 끈을 조여매야 한다. 카타르-레바논전을 앞두고 최강희호에 승선했지만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고, 우즈벡 원정길서는 선택을 받지 못했다. 소속팀 행사로 뒤늦은 11일 아침에 합류하는 만큼 이를 악물어야 한다.
좌우측 수비를 놓고는 무한 경쟁이 펼쳐진다. 박원재의 낙마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게 된 박주호와 올림픽 활약으로 제 2의 이영표로 떠오르고 있는 윤석영이 왼쪽에서 격돌한다. 최종예선 1, 2, 3차전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던 박주호는 3차전이었던 우즈벡전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어렵사리 기회가 온 만큼 이란전을 통해 만회해야 한다. 윤석영(전남)은 올림픽의 영광을 안고 우즈벡 원정길에 올랐으나 벤치에서 한국의 무기력한 경기를 지켜봤다. 각오가 남다른 이유다. 경험에서는 박주호가 공수의 안정면에서는 윤석영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우측 풀백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우즈벡전서 실패로 끝났던 고요한과 부상을 안고 있는 최효진(이상 서울)이 승선하지 못한 가운데 K리그서 수년간 이름을 날렸던 오범석(수원)과 신광훈이 시험 무대에 오른다. 경험에서는 A매치 41경기를 치른 오범석이 앞서고, 패기와 기동력에서는 신광훈이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변수는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을 하지 못한 신광훈의 몸 상태다. 최 감독은 "일주일간 훈련을 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대답을 유보했다.
"훈련을 통해 수비진의 적절한 조합을 찾을 것이다"는 최 감독의 말처럼 이란전의 밑그림은 현재진행형이다. 경쟁에서 조금 앞서 있는 이들이 수장의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할지 혹은 뒤처져 있는 이들이 새롭게 눈에 띄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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