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이 뜨거워지게 됐다. '우승 청부사' 한화 김응룡 감독이 직접적으로 FA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지난 8일 한화 사령탑으로 전격 선임, 8년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돌아온 김응룡(71) 감독은 외부 전력 보강에 대해 "구단에서 잡아주면 좋다. 한두명 잡아주면 해볼만 할 것 같다. 투수 하나에 타자 하나를 잡으면 좋겠다"는 말로 구단의 FA 영입에 기대를 걸었다. 구단에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만큼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년 만에 최하위로 떨어진 한화는 최근 4년간 3번 최하위에 머물렀다. 2008년 이후 5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아무래도 전력상 조금 처진다"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젊은 선수들을 키워서 한 번 쓸만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당장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즉시 쓸만한 전력감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시장에는 수준급 선수들이 상당수 나올 전망. 총 20명의 선수가 자격을 얻는다. 투수는 정현욱(삼성) 강영식(롯데) 유동훈(KIA) 이정훈·김수경(이상 넥센) 마일영(한화)이 있으며 야수는 김주찬·홍성흔(이상 롯데) 이호준·박경완·권용관(이상 SK) 김원섭·이현곤(이상 KIA) 송지만·강병식·강귀태(이상 넥센) 이진영·정성훈·김일경·손인호(이상 LG)가 대상자.
한화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투수로는 정현욱과 강영식이 꼽힌다. 두 선수 모두 김응룡 감독과 인연이 있다. 정현욱은 2004년 삼성 시절 김 감독 밑에서 중간계투로 처음 빛을 발했고, 강영식도 해태·삼성에서 함께 하며 김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강영식의 경우 김 감독이 같은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하며 자식처럼 키운 선수이기도 하다.
한화는 올해 불펜이 약한 면모를 보였는데 두 투수 모두 중간에서 활용도가 높다. 다만 올해 FA로 영입한 송신영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불안요소가 있다. 올해 구위 하락세를 보인 정현욱은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강영식은 연봉이 3억원으로 비싼 데 비해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영입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야수 쪽에서는 정성훈과 김주찬이 눈에 들어온다. 1999년 해태에서 데뷔한 정성훈은 김 감독 밑에서 데뷔 첫 해부터 주전으로 키워졌다. 김주찬은 김 감독이 삼성 지휘봉을 잡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마해영과 맞트레이드돼 롯데로 떠나야 했다. 정성훈의 3루, 김주찬의 외야 모두 한화가 보강을 필요로 하는 포지션이라는 점에서 김 감독이 구단에 영입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정성훈은 한화 약점으로 지적되는 3루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올해 오선진이 새롭게 떴지만 여전히 장타력에서 오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오선진이 2루수 옮길 경우에는 3루의 정성훈과 짜임새 있는 내야진 구성이 가능하다. 김주찬은 한화에 보기 드문 발 빠른 외야수로 팀컬러를 바꿀 수 있는 역동적인 선수다. 김 감독의 야구에는 늘 강한 1번타자가 있었는데 김주찬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삼성 시절인 2002년 양준혁, 2004년 박종호를 FA로 영입한 바 있다. 특히 2002년에는 양준혁 영입과 함께 삼성에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과연 한화에서 FA를 취임 선물로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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