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김응룡 부임에 기쁘고도 걱정되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09 06: 31

"기쁘면서도 걱정된다". 
'우승청부사' 김응룡(71)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됨에 따라 주목받는 선수가 하나 있다. '스나이퍼' 장성호(35). 충암고를 졸업하고 지난 1996년 2차 1번 전체 6순위로 지명돼 해태에서 데뷔할 당시 스승이 바로 김응룡 감독이었다. 2000년을 끝으로 갈라졌던 그들이 전혀 생소한 한화라는 팀에서 12년 만에 스승과 제자로 조우하게 된 것이다. 
김응룡 감독의 한화 감독 복귀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는 장성호의 기쁨과 걱정이 함께 교차했다. 그는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모셨던 감독님을 마지막에 다시 모시게 돼 기분이 좋다"고 웃으면서도 "기분이 약간은 묘하다. 조금 걱정되는 것도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걱정의 이유는 역시 김응룡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여부. 장성호는 "처음 감독님을 모실 때에는 20대 초반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30대 후반으로 가는 나이라 과연 감독님 기대에 맞춰나갈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장성호에게 김응룡 감독은 은인과 같은 존재. 그는 올해 3000루타-2000안타-1000타점을 달성했다. 양준혁에 이어 사상 두 번째 기록. 장성호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가장 고마운 스승 중 첫 손가락에 꼽은 이가 바로 김응룡 감독이었다. 
"아무 것도 보여준 게 없는 내게 김응룡 감독님이 많은 기회를 주셨다. 지금도 뭘 믿고 기용하셨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원래 왼손 타자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그게 이유가 아닐까 싶다"는 게 장성호의 말. 그는 "김응룡 감독님 덕분에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경험을 쌓는 초석이 될 수 있었다. 2000안타와 1000타점을 쳤으니 그 분의 선수 보는 안목이 정말 뛰어나신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한화에서 김응룡 감독을 경험한 몇 안 되는 선수가 바로 장성호다. 장성호 외에는 강동우가 삼성 시절 김 감독 밑에서 선수생활을 한 게 전부. 특히 장성호는 김 감독이 서슬퍼런 눈빛으로 선수단을 장악한 해태 시절 햇병아리로 함께 한 경험이 있다. 누구보다 김 감독의 카리스마를 잘 아는 장성호는 한화 선수들에게도 정신 바짝 차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따로 주문하거나 이야기하는 스타일은 아니시다"며 "하지만 감독님 자체가 워낙 카리스마가 대단하신 분이다. 따로 무슨 말씀을 하지 않으셔도 선수들끼리 서로 알아서 긴장하게 될 정도다. 아마 나부터 그렇겠지만 우리 선수들 모두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쁨과 걱정이 교차하지만 제자로서 스승 김 감독에게 도움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장성호는 "선수가 감독님께 도움 드릴 방법이 다른 게 있겠는가. 열심히 몸 만들어서 좋은 성적 내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며 김응룡 감독에게 다시 한 번 충성을 맹세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