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중심타자 김현수(24)가 2012 포스트시즌 첫 무대부터 되돌리기 싫은 악몽을 맛봤다.
김현수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정규이닝 마지막 순간에 뼈아픈 타구를 날렸다. 5-5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9회말 1사 1, 2루에서 상대투수 김사율의 초구 커브를 통타했지만 타구는 1루수 박종윤의 점프 캐치에 의해 잡혔고 1루 주자 오재원이 귀루에 실패하며 1루 포스아웃, 더블플레이가 됐다.
결국 두산은 10회 연장 끝에 5-8로 패배, 눈앞에서 승리를 놓쳤다. 이로써 김현수는 2008 한국시리즈 3차전과 5차전 결정적 순간 병살타에 이어 잊고 싶은 악몽을 다시 한 번 꾸고 말았다.

김현수는 2008시즌 만 21살 나이에도 타율 3할5푼7리를 기록하며 타격왕에 등극, 순식간에 리그 정상급 좌타자로 부상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모든 공을 쳐낼 것 같은 완벽한 컨택능력으로 리그를 정복했고 두산의 중심타자가 됐다.
당해 플레이오프까지도 김현수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3푼3리 1홈런 5타점으로 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데 힘을 더했다. 그러나 SK와 한국시리즈에서 SK의 수비 시프트에 철저히 봉쇄당하며 타율 4푼8리로 침묵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의 병살타도 3루수 최정의 유격수 방향 시프트에 의한 것이었다. 결국 김현수는 5차전 병살타를 치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컨택위주의 교타자와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거포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여전히 김현수는 두산 타선의 핵이다. 두산 김진욱은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타선의 키플레이어로 주저하지 않고 김현수를 꼽았다. 야수진이 세대교체 과정에 놓여있는 가운데 아직 어리지만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가 지금부터 팀의 주축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마지막 결과가 안 좋았지만 1차전에서 김현수의 타격은 나쁘지 않았다. 4회말 송승준의 직구에 깨끗한 중전안타를 날렸고 롯데 마운드는 5회말 다음 타석에서 김현수를 고의4구로 걸렀다. 여전히 김현수가 상대팀으로 하여금 위협적인 존재란 것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이날 5번 타자로 출장했던 클린업트리오 오재일이 10회초 부상으로 병원에 후송된 가운데 두산 타선이 힘을 내기 위해선 김현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잊고 싶은 악몽을 맛본 김현수가 서둘러 일어나야 두산도 제대로 반격에 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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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