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는 왜 코끼리를 불러냈을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10.09 08: 01

카리스마의 재림인가.
'코끼리' 김응룡 한화 신임 감독은 1941년생이다. 그러니까. 올해 우리나이로 72살이다. 9개구단 감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감독은 이만수 SK 감독으로 55살이다. 해태 18년, 삼성 4년의 감독을 마치고 삼성 사장으로 6년간 일했다. 그리고 2년동안 고문생활을 마쳤고 1년간의 야인생활을 했다.
야구로 천수를 다했던 그가 돌연 8년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왜 그는 감독으로 돌아왔을까. 말년의 노욕이라고는 말하기는 힘들다. 프로야구 감독이란 자리는 사람이라면 나이와 관계없이 가장 근사한 자리이고 욕심나는 곳이다. 야구인이라면 감독에 대한 욕망은 항상 잠재되어 있다. 한화의 제의를 거부할 일이 없다.

또 다른 답을 찾아보면 프로야구 현실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인식 감독은 2009년 WBC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그 해 한화가 꼴찌로 추락하는 바람에 옷을 벗고 물러났다. 최강 SK를 이끌던 김성근 감독은 2011시즌 도중 구단과 알력을 빚으면서 지휘봉을 놓았다. 두 노장 감독의 퇴장과 함께 프로야구 감독은 젊은 세대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젊은 감독들은 뚜렷한 자기 색깔을 만들지 못했다. 팬들의 눈길을 끄는 젊은 감독이 나타나지 않았다. 노련미가 풍부한 베테랑이자 강렬한 카리스마를 갖춘 감독을 찾기는 어려웠다. 현장에서도 야구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는 감독도 없어졌다. 카리스마의 부재는 팬들의 갈증 뿐만 아니라 야구판의 갈증이기도 했다.
더욱이 이번 시즌 도중 두 명의 감독이 옷을 벗으면서 최근 2년 사이에 모든 구단의 감독이 바뀌는 상황이 벌어졌다. 계약기간을 한참 남겨놓고 물러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감독은 파리목숨이 됐다. 구단에게 서운해도 할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대로 팀을 떠났다.
한화는 수 많은 후보를 놓고 고심을 했지만 젊은 감독에게 맡기기엔 팀의 미래가 불투명했다. 한화에는 팀을 한 방향으로 이끌 확고한 카리스마가 필요했다.  파격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김응룡을 선택한 것은 업적도 있지만 뚜렷한 색깔을 갖고 팀을 만들어달라는 이유였을 것이다. 카리스마에서 김응룡을 필적할만한 인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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