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어언 3년째...그 박동은 멈추지 않는다 [강심장 3년①]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10.09 08: 28

정지를 모른다. 3년이 넘도록 줄곧 뛰고 있는 '강심장'이다. 앞으로도 3년, 아니 30년쯤 이 강한 심장은 늘 뜨거운 온도로 펄떡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3년간 화요일 밤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뛰게 한 이 노하우라면.
SBS 토크 프로그램 '강심장'이 오늘(9일) 3주년 스페셜 방송을 내보낸다. 지난 2009년 10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강심장'은 1099일 동안 821명의 게스트를 불러 모으며 인기 가도를 달려왔다. 시청률 부침도 있었고 논란도 일어났으며 위기도 맞았다. 하지만 이 강렬한 심장 박동은 멈출 줄을 몰랐다. 고비가 닥치면 새로운 피를 수혈했고 금세 그 피들이 다시 돌면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몇 개월 뒤늦게 출범한 경쟁작 KBS 2TV '승승장구'가 전혀 다른 매력으로 어필하며 목을 죄어올 때도, 일부 게스트들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라 난도질당할 때도, 기획부터 함께 했던 원년 MC 강호동과 이승기가 하차하던 청천벽력 같던 순간에도, 무사히 그 고비들을 넘겼고 어느덧 장수(長壽)를 노리는 인기 예능이 됐다.
시청자들의 맥박까지 뛰게 만들었던 '강심장'만의 그 뜨겁고 강인한 저력은 무엇일까.

게스트 장사? 오명 벗고 최대 매력으로 승화 
'강심장'은 출범 당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게스트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유명 연예인, 톱스타, 이슈메이커 등이 한 명도 아니고 20여 명씩 단체로 등장했다. '강심장' 이전의 토크 예능들은 대개 1~ 2명의 게스트가 나오거나 많아 봤자 10명이 채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강심장' 보다 긴 역사를 자랑하며 장수하고 있는 KBS 2TV '해피투게더'나 MBC '놀러와', 또 동시간대 라이벌 '승승장구' 등만 봐도 '강심장'의 게스트 구성은 독보적이다.
이는 독일 수 있는 동시에 약일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배우, 가수, 개그맨, 운동선수 등 서로 활동 영역도 판이한 스타들이 '강심장' 스튜디오에만 오면 자연스럽게 섞여 놀았다. 일면식이 없는 이들이지만 몇 시간씩 오가는 토크 속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쌓았다. 그러다 고백하고 울고, 개인기를 선보이고 배꼽 잡는 그야말로 울다 웃는 형국이 됐다. 때문에 방송 초기엔 '산만하고 정신없다'는 비판들이 고개를 들었다. 또 게스트들을 떼로 불러다 놓고 눈요기에 집착하는 장삿속이 빤하다며 핀잔도 나왔다. 
하지만 회를 더해가고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이 집단 게스트 방식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게 사실이다. 시끄럽고 정신없다던 악플은 풍성하고 재미있다는 호평으로 바뀌었다. 제한된 시간 동안 더 많은 게스트들의 다양한 얘기를 듣고 각각 다른 개성과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강심장' 시청 포인트로 인식됐고 인기에 날개를 달아줬다.
PD의 뚝심, MC와 패널들의 인심
'강심장'은 그야말로 사람 좋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연출자인 박상혁 PD부터 강호동 이승기 신동엽 이동욱에 이르기까지 열혈 군단이다. 박상혁 PD는 '강심장'을 인기 프로그램 반열에 올려놓은 일등공신. 매회 게스트 섭외에도 직접 나서고 출연진 및 MC, 패널들을 각별히 돌보기로 유명하다. 때때로 직접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 몸소 댄스까지 불사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간 출연했던 여러 게스트 및 MC들로부터 신뢰받는 연출자.
그런가 하면 2년 가까이 '강심장'을 지킨 강호동과 이승기 역시 일등공신. 프로그램이 이만큼 자리를 잡고 3년을 달려올 수 있게 한 자양분이 된 사람들이다. 강호동의 경우 지난 해 9월, 개인적인 문제로 하차할 수 밖에 없었지만 특유의 입담과 카리스마로 프로그램을 장악하며 '강심장=강호동' 공식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국민 MC의 대표작 중 하나로 '강심장'이 꼽히는 이유다.
이승기 역시 강호동 하차 후 프로그램이 위기를 맞았을 때도 의리와 집념을 보여줘 호평을 샀다. 단독 MC가 부담스러울 법한 상황에서도 프로그램의 존속을 위해 노력했다. 안정적인 진행 실력과 센스로 '강심장'의 위기를 제대로 극복해낸 저력이 높이 평가 받았다.
현재의 MC 신동엽과 이동욱도 전임들의 뒤를 잇는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MC 교체에 대한 후유증을 걱정했지만 너무나 훌륭하게 제 몫을 해내고 있는 중. 게스트들을 아우르면서도 통솔하고 시청자들을 배려하는 센스가 넘치는 인심 좋은 콤비다.
issu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