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내내 양승호 롯데 감독의 속을 많이 썩였던 고원준(롯데 투수)이 가을 잔치에서 속죄투를 선보일까.
고원준은 지난해 9승 7패 2세이브(평균자책점 4.19)를 거두며 거인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양 감독 또한 "장차 롯데 마운드를 이끌 재목"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었다.
하지만 그는 올해 들어 기대보다 실망에 가까웠다. 구속 저하와 컨트롤 난조로 마운드 위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자기관리 실패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칭찬일색이었던 양 감독은 "자기 관리가 되지 않는 선수는 성공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부산 시내에서 혼자 지내던 고원준은 김해 상동구장 선수단 숙소에 복귀해 야구에만 전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고원준은 9월 이후 5차례 등판을 통해 승리없이 1패를 떠안았지만 1.93의 평균자책점을 마크하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특히 2일 군산 KIA전서 4이닝 무실점(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쾌투를 선보이며 벼랑 끝에 몰린 롯데의 구세주 역할을 했다. 당시 양 감독은 "그렇게 속을 썩이던 고원준이 마지막에 도와줬다"고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극적 승선한 고원준의 보직은 전천후 투수. 양 감독은 "4차전까지 간다면 고원준이 선발로 나와야 하겠지만 중간예 투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원준은 8일 준PO 1차전에 앞서 "내가 나가면 (1차전 선발) 승준이형이 못 던진다는 의미니까 팀을 위해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컨디션에 관한 물음에 "70% 수준"이라는 그는 "후반기 들어 직구가 좋아졌다. 밸런스 역시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고원준은 "작년에 한 번 경험해 봤으니 좀 더 여유있다"고 호투를 예고했다.
고원준이 가을 잔치에서 쾌투를 선보이며 정규 시즌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까. 롯데팬이라면 그의 어깨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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