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엄격하게 애교를 불허하는 팀은 처음 봤다. 걸그룹 쥬얼리는 “우리들끼리 있을 때는 애교 금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목소리만큼 시원시원하고 말투만큼 쿨한 쥬얼리가 1년 5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다.
오는 11일, 쥬얼리가 새 미니앨범 ‘룩앳미(Look at Me)’를 발표한다. 방송 활동을 시작하면서 김은정, 하주연, 김예원, 박세미 등 네 멤버들은 굳은 약속을 했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활동에 전력을 다하자는 의미로 방송 출연 시에는 다른 멤버들의 애교에 제약을 걸지 말자는 합의를 했다.
“너무들 들고 일어나니까(웃음) 이번에 활동하면서 규칙을 정했어요. 연예 전문 프로그램에 출연 했을 경우, 누가 귀여운 표정 지을 때 쳐다보기 없기, 흥분하지 말고 참아주기 같은 룰을 정한 거죠. 저희 중에 (하)주연 언니가 무대에서 제일 센 이미지잖아요. 이 언니가 괴리감이 제일 심해요. 특히 박정아, 서인영 선배님을 만나면 혀가 없어져요.(웃음)”(김예원)


그도 그럴 것이 하주연, 김은정은 5년 전 쥬얼리의 막내로 합류했다. 박정아, 서인영 등 언니들을 의지하며 데뷔와 동시에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으로 대박을 냈다. 시간이 지나 팀의 막내에 였던 하주연과 김은정은 김예원, 박세미의 합류로 맏언니가 됐다.
“저희가 막내였잖아요. 동생들하고 시작할 때 짐을 짊어진 것 같은 압박이 있었어요. 언니들(박정아, 서인영) 없이 우리끼리 잘 되어야 하는데 싶어서 부담이 컸죠. ‘원모어타임’이 대박이 났고 그 이후에 잘 안됐어요. 이제 데뷔 5년 차인데 특별히 활동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답답하더라고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쥬얼리라는 그룹이 확실하게 각인됐으면 좋겠어요.”(하주연)
대박이 어려운 이유는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답답함을 하소연할 곳도 없는 이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건 멤버들이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쥬얼리는 공백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한층 관계가 단단해졌다. 호흡도 척하면 척이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2NE1 TV’라는 걸 봤는데 인상적이었거든요. 저희도 하루였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해봤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저희끼리 나가면 정말 가식없는 모습 잔뜩 보여드릴 수 있는데 말이죠.(웃음)”(김은정)

컴백을 앞두고 쥬얼리는 좋은 기운으로 가득하다. 추석특집 ‘으랏차차! 천하장사 아이돌’에 출연했던 김예원이 우승을 차지했고 추석 기간 미국에 있는 가족들을 찾았던 하주연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으로 하루 종일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식했다. 하는 것마다 빵 터진다.
“제가 씨름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것부터 기적이었거든요. 그 다음에 주연 언니가 트위터에 올린 집이 화제가 되고. 행동마다 화제가 되고 이슈가 되니까 상승세에 올랐다는 기분이 들어요. 이번 앨범, 진짜 잘될 것 같아요.(웃음)”(김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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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