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동안 이어진 이성민의 배우 탐구기는 그가 연기한 MBC 드라마 ‘골든타임’ 속 최인혁과 닮아있었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는 배우 이성민이 출연해 인생 스토리를 풀어냈다. 고등학생 시절 연기를 접하고 만 44세인 현재 인생의 절반 이상을 배우가 되는 길에 쏟아 부은 그는 이날 자신의 연기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다시 태어나면 배우 보다는 답이 딱 떨어지는 기술자가 되고 싶다. 연기는 정답이 없어 힘들다”는 말로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연기를 찾아가는 ‘과정’의 고충을 토로했다.
대구에서 극단 생활을 하며 배우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서른다섯 살에 서울 대학로에 진출했다는 그는 처자식을 제쳐놓고라도 늦은 나이에 상경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검증’을 들며 자신이 갈고 닦은 실력이 메이저 무대에서도 통하는지 여부를 가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기에서 촌티가 나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그러나 이성민이 서울 무대에서 느낀 건 자신이 어느 곳에 있든 스스로는 배우이며, 연기의 답은 늘 한 길이었다는 몸으로 부딪치고 치열하게 고민했기에 얻어질 수 있는 깨달음이었다.

이는 그가 연기한 ‘골든타임’ 속 최인혁도 마찬가지였다. 인혁은 외과 의사로 환자를 치료하는 일에 골몰하는 과정에서 외상외과전문의에 길에 들어설 수 있었고, 외상환자를 돌보는 법 역시 이론이 아닌 경험을 통해 체득한 인물. 제자인 민우(이선균)에게 지루하게 이어지는 환자의 회복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하며 정답은 없으며 매 순간 더 좋은 판단으로 환자의 생명이 오늘에 이어 내일까지 지속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함을 주지시킨 게 인혁의 가르침이었다.
그리고 이 같은 묵직함은 인혁을 향한 절대적 지지로 이어졌고, 이는 인혁의 모습을 간직한 이성민에게 관심이 옮아가며 25년을 소처럼 우직하게 연기한 베테랑 배우에 대한 찬사로 이어지고 있다. 오랜 시간 매진한 한 길에 이름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방법에 의구심을 갖고 검증에 대한 갈급함을 느끼며, 깨달음을 얻었음에도 “어디가 고장난지도 모르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게 연기”라고 말하는 배우 이성민의 진가는 이번 ‘힐링캠프’를 통해 고스란히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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