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짠했다. 안일한 플레이를 하거나 해서 다친 것이 아니라 너무 안타깝게 다쳤으니”.
김진욱 두산 베어스 감독이 안와벽 골절상으로 인해 올 시즌을 접은 외야수 정수빈(22)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경기 전에 (정)수빈이가 잠시 인사를 하고 갔다. 그냥 웃는 데 그걸 보면서 마음이 짠하더라”라며 안타까워 했다.

올 시즌 중반까지 팀의 주전 우익수로 자리를 지키던 정수빈은 2할3푼5리 32타점 24도루를 기록했다. 타율은 낮지만 빠른 발을 바탕으로 넓은 수비범위와 활발한 베이스러닝을 선보이며 공헌도가 높았던 정수빈은 지난 9월 30일 잠실 LG전에서 9회초 상대 두 번째 투수 유원상의 공을 공략하다 자신의 파울타구에 안면을 강타당하며 쓰러졌다.
선혈이 낭자한 상태로 쓰러지는 끔찍한 부상 장면과 함께 팬들의 우려를 낳은 정수빈은 결국 안와벽 골절상으로 인해 올 시즌을 접었다. 콧대 뿐만 아니라 안구를 감싼 뼈가 골절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된 정수빈은 안구에 핏기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팀의 포스트시즌 건승을 바라며 잠시 1루측 라커룸을 찾았다.
정수빈의 시즌 아웃으로 전력 공백 속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김 감독은 “그저 웃더라. 그래서 나도 웃어줬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선수 본인도 날벼락 같은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아쉽게 접었으니 상심이 얼마나 크겠냐는 우려가 함께했다.
“플레이를 안일하게 하다가 다치거나 야구장 밖에서 일탈 행위로 다친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하다가 다쳤으니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운가. 나도 그런데 본인은 또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 좀 전에 인사를 나누는 데 마음이 너무 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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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