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고심 끝에 '초보 감독'을 내세웠다.
넥센은 10일 계약 기간 3년 총액 8억원에 염경엽(44) 작전주루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염경엽 신임 감독은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선수로 입단한 뒤 현대 유니콘스, LG 트윈스의 코치, 프런트 등을 거쳤으나 감독 지휘봉을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7일 김시진 전 감독을 경질한 넥센은 "팀 체질을 개선시켜줄 젊고 혁신적인 감독을 원한다"고 새 지도자상을 제시했다. 이장석 대표와 야구관을 같이 하면서 팀을 이끌어나갈 감독 후보들을 추린 넥센은 여러 인물들을 물망에 올려놨다.

넥센은 그중에서도 내부 승격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러 외부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른 한화와는 달랐다. 넥센은 김 전 감독 경질 후 언론에 "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선수들에게 신임이 두터운 내부 코칭스태프 중에서 감독을 뽑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넥센은 이번에 특이하게 면접 방식을 내세웠다. 단장이 감독 후보를 인터뷰를 통해 선정하는 메이저리그 방식을 차용한 것. 넥센은 염 감독과도 지난달말 서울시내 호텔에서 만났다. 이장석 대표는 "신임 감독 선임에 있어 인터뷰 방식을 통한 면접 방법을 시도했는데 기꺼이 응해주신 후보 감독들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 결과로 꼽힌 것이 염 신임 감독이다.. 염 감독은 현대, LG에서 운영팀 과장, 스카우트 등을 맡은 적이 있는 만큼 선수단 내외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다. 지난해 99개(8위)에 그쳤던 넥센 팀도루를 올해 179개(1위)까지 끌어올린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이장석 대표는 염 감독 선임 후 "올 시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선수단과의 소통은 물론 젊은 선수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 시켜 팀 체질을 바꾸어 놓은 점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을 경질하면서 팀 분위기 쇄신을 노린 넥센이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 승격을 택한 것은 그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넥센 프런트와 염 신임 감독이 팀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autumnbb@osen.co.kr
넥센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