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엄마가 뭐길래’, 무리수 없는 가족시트콤 ‘합격점’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0.10 07: 57

가족시트콤을 표방했던 ‘엄마가 뭐길래’가 첫 방송에서 무리수 없는 설정과 개성 강한 캐릭터를 총집합하면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이만 하면 전작 ‘스탠바이’로 떠난 MBC 시트콤 시청자들을 돌려세울 가능성이 적진 않다. 첫 방송 시청률도 6.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로 지난 5일 종영한 '스탠바이'(3.9%)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MBC 새 일일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는 국수집을 운영하는 나문희와 그의 가족, 국수집 직원들을 차례대로 등장시키면서 인물 설명을 하는데 집중했다. 워낙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까닭에 첫 방송에 등장하지 않은 인물들도 있을 정도로 우선 볼거리가 많은 풍성한 밥상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는 억척스러운 보통의 한국 엄마를 대표하는 나문희, 사업 실패 후 남편 류승수(류승수 분)와 엄마 집에 얹혀살게 된 딸 박서형(김서형 분), 잘나가는 증권사 직원이었지만 권고사직을 한 장남 박정학(박정학 분), 친구이자 철없는 아가씨 서형과 함께 사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 정학의 아내 박미선(박미선 분)까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적절하게 웃기면서도 과장되지 않게 표현됐다.
아직 나문희의 국수집 직원들과 입양한 딸 박지혜(서이안 분) 등 주요인물들이 많이 부각되지 않았지만 첫 방송만 봤을 때 캐릭터들이 튀지 않고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면서 재미를 선사했다.
 
보통 시트콤이 오류에 빠지기 쉬운 억지로 웃기기 위해 과장된 연기를 하는 배우들도 없었지만 시누이 사이인 미선과 서형의 톰과 제리 같은 관계, 어머니 문희와 아내 미선에 치여 기가 잔뜩 죽은 장남 정학이 표현하는 중년 남성의 애환 등은 시집살이와 사회생활에 지친 중장년층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억지스러운 웃음 소리가 삽입되지 않고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게 음향 효과를 최소화한 제작진의 선택도 주효했다. 그동안 몇몇 시트콤들은 1990년도에 통했던 인공 웃음 효과 등 제작진이 만든 웃음 장치에 시청자가 걸려들기를 대놓고 기대해서 오히려 반감을 사는 역효과를 거둔 바 있다.
배우들의 열연도 눈에 띄었다. 나문희, 박미선, 박정학, 김서형, 류승수, 김새론 등 연기에 있어서 모자랄 것 없는 이들이 펼치는 자연스러운 캐릭터 소화력과 김병만, 구자명 등 매력적인 감초,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서이한과 헬로비너스 유아라 등 누구 하나 극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튀지 않고  조화를 이뤘다.
앞으로 이 시트콤은 장성한 자녀들이 하나둘 다시 엄마 나문희의 도움을 받는 처지가 된 후 재기하는 과정 속에 따뜻한 가족애를 다루면서도 웃음을 선사할 계획이다. ‘엄마가 뭐길래’가 가족시트콤의 교과서로 불리는 ‘거침 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을 이으며 지상파 방송 시트콤의 부진을 털어낼 수 있기를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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