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또 한 번 우리나라에서 흔치않은 '메이저리그식 경영'을 선보였다.
넥센은 10일 염경엽(44) 작전주루코치를 계약 기간 3년 총액 8억원에 신임 감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염 코치는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선수로 입단한 뒤 현대 유니콘스, LG 트윈스의 코치, 프런트 등을 거쳤으나 감독 지휘봉을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7일 김시진 전 감독을 경질한 넥센은 "팀 체질을 개선시켜줄 젊고 혁신적인 감독을 원한다"고 새 지도자상을 제시했다. 이장석 대표와 야구관을 같이 하면서 팀을 이끌어나갈 감독 후보들을 추린 넥센은 여러 인물들을 물망에 올려놨다.

넥센은 이번 감독 선임에 있어 특이한 방식을 차용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보통 통용되는 인터뷰 방식으로 '감독 면접'을 본 것. 메이저리그에서는 보통 실질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단장이 감독 면접을 통해 새 감독을 선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감독 후보들에게 접촉해 감독직을 제의해도 정식 인터뷰를 통해 감독을 선출하지는 않는다.
넥센이 이번 감독 선임에 있어 새로운 방식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넥센 히어로즈 야구단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회사이기 때문이다. 넥센은 2008년 창단 때부터 모기업을 따로 두지 않고 스폰서제를 택하는 메이저리그 경영을 처음 택한 회사다. 이장석 대표가 바로 구단주인 권력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이 대표의 생각이 바로 현실화될 수 있다.
넥센은 결국 이 대표의 의중이 가장 잘 반영되는 프런트 야구의 대표적인 팀 중 하나다. 올해 신인인 한현희, 박종윤 등도 모두 이 대표가 지명에 관여했다. 이 대표는 이번 감독 선임 건에서도 명확한 지도자상을 그려놓은 채 메이저리그 방식을 따라 직접 감독 후보들을 만나 선택했다.
염 신임 감독 역시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 호텔에서 인터뷰를 겸한 1차 면담을 가졌다. 이 대표는 감독 선임 후 "신임 감독 선임에 있어 인터뷰 방식을 통한 면접 방법을 시도했는데 기꺼이 응해주신 후보 감독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넥센은 이번 감독 면접을 통해 '프런트 야구'를 한층 더 강화했다. 마치 빌리 빈 단장의 일화를 보여주는 을 보는 듯 하다. 스폰서 제도를 통해 팀을 운영하며 우리나라 프로야구팀의 경영구조를 새로 만든 넥센이 또 한 번 프로야구판의 지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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