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선이 인자한 성품과 단아한 미모가 돋보이는 장인주를 세밀하게 표현하면서 드라마 ‘마의’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는 한편, 안방극장의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유선은 현재 천민의 신분으로 마의(馬醫)에서 출발해 어의(御醫)자리까지 올랐던 실존인물 백광현(조승우 분, 아역 안도규 분)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심오한 의학세계를 그리는 MBC 새 월화드라마 ‘마의’에서 백광현과 강지녕(이요원 분)의 바뀐 운명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 인주를 연기하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4회에서 인주는 광현의 아버지 강도준(전노민 분)의 집안이 억울한 역모죄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광현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광현을 살리기 위해 수년 전 광현과 자신의 딸 지녕을 바꿔치기 했던 백석구(박혁권 분)와 존경했던 의원 도준을 떠올리며 눈물을 머금었다.
의녀로서 뛰어난 능력을 감춘 채 도준의 아들 광현을 찾아 보살피려는 인주의 노력은 자꾸 광현과 엇갈리면서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인주는 이병훈 PD의 전작인 ‘대장금’ 속 한상궁(양미경 분)을 떠올리게 하면서 벌써부터 시청자들의 사랑을 꿰차고 있다.
당시 한상궁 역의 양미경은 장금(이영애 분)의 조력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당초 예정된 비중보다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인주와 한상궁은 단아하면서도 지적이고 따뜻한 성품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인주 역의 유선이 첫 방송부터 보여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풍부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어 ‘대장금’ 양미경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병훈 PD는 지난 달 말에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후배인 김종학 PD가 연출하는 ‘대망’ 촬영장에 찾아갔다가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 캐릭터가 눈에 들어 찾아가서 인사를 나눴다”면서 “그때 다음에 내 작품에도 꼭 출연해달라”고 10년 전부터 유선을 눈여겨봤다고 털어놨다.
당시 이 PD는 “인주 역이 유선 씨의 나이보다 한참 많은 조승우 아버지 대 나이기 때문에 미안해서 수락을 하지 않아도 할 수 없다는 마음이었는데 고맙게도 수락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바 있다.
이 PD의 배우를 보는 안목과 나이가 많게 보이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작품에 출연을 한 유선의 선택은 ‘마의’에서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인주라는 인물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성공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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