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는 완벽하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마운드 위에서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
지난 2일 LG 구단으로부터 뜻밖의 방출 통보를 받은 프로 11년차 우투수 이대환(33)이 재기를 노린다. 비록 올 시즌 1군에서 7⅔이닝만 소화했지만 프로 11년 동안 단 한 번의 수술 없이 완벽한 몸 상태를 유지했고 불펜진에서 역할을 가리지 않고 던졌다. 올해 1월에 실시한 체력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고 전지훈련에서도 후배들을 이끌며 베테랑의 역할을 다했다.
지난 5월 16일 문학 SK전에선 3이닝 1실점으로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했다. 당시 LG는 선발투수가 1⅔이닝만 던지고 강판, 섣부르게 불펜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대환은 1-8로 뒤진 6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이대환이 버티니 LG 타선도 7, 8회 합쳐서 4점을 뽑았고 팀 전체가 무기력함에서 벗어났다.

1군 등판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는 않았어도 1군서 평균자책점 3.52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만큼 올 시즌 후 방출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비록 퓨처스리그 성적이 안 좋았지만 베테랑에게 퓨처스리그는 컨디션 조절, 구위점검의 성격이 강하다. LG는 올 시즌 유난히 불펜가용 자원이 풍부했고 이대환 입장에선 새로운 무언가를 추가해야 1군 무대에 올라설 수 있었다.
프로 내내 몸 관리만큼은 누구보다 철저하게 했다. 만33세에 불과하며 직구 구속도 140km 중반까지 나온다. 1998년 동국대 졸업 후 현대에 계약금 3억1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이대환은 “프로시절 내내 아픈 곳이 하나도 없다. 이대로 끝내기에는 무엇보다 몸 상태가 너무 아깝다. 부상이라도 당했으면 모르겠지만 지금 몸 상태라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충분히 내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대환은 LG에서 방출된 것에 대해 “의외고 이해할 수 없지만 LG 구단이나 김기태 감독님을 원망하고픈 마음은 없다. 구단도 올 시즌 유난히 어린투수들이 많이 나온 만큼 계획하고 있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려 한다”며 의연하게 방출 통보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이대환은 “아직 끝이 아니라고 본다.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언제든 내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꾸준히 운동할 것이다.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서, 그리고 아직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지 못한 내 투구를 다시 한 번 펼치기 위해 테스트든 뭐든 다 받겠다”라며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대환은 “어느 팀이 됐든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이 한 몸을 바쳐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로 마지막 야구 인생을 펼치고 싶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재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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