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타블로가 약 2년 6개월 동안 이어진 학력위조 의혹의 올가미를 벗었다.
10일 오전 9시 50분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타진요) 회원 8명의 항소가 모두 기각됐고, 그 중 한 명은 선고가 확정됐다. 아직 피고인들의 상고 기회가 남아 있긴 하지만 법원의 입장이 강경해, 타진요 회원들의 추가 항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타블로는 그간 수많은 의혹과 루머 속에서 받았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1. 의혹 제기부터 고소장 접수까지

2009년 11월, 한 네티즌이 타블로가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자 명단에 이선웅(타블로의 본명)이라는 이름이 없다며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5개월 후인 2010년 4월, 타블로가 자신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인터넷 상에서 반복적으로 퍼트렸다며 한 네티즌을 상대로 서울 마포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두 달 뒤, 타진요 사이트가 개설되고 본격적으로 타블로에 관한 루머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 법정 공방의 시작
스탠포드 대학교 교무과장 토머스 블랙이 2010년 6월 학교 공식 트위터를 통해 타블로의 학력을 인증했으며 타진요의 증거물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60일 후 스탠포드 대학교로부터 구체적인 증거물이 제공됐으나 타진요는 스탠포드 대학교가 말하는 학생 다니엘 선웅 리(타블로의 이름)가 타블로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타블로는 결국 학력 위조설을 유포한 네티즌 2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 2010년 10월, 서울 서초경찰서가 타블로의 졸업장, 성적표, 여권 등 스탠포드 대학교 측이 제시한 증거물을 토대로 학력 위조 혐의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3. 법정 싸움 장기화 조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11년 1월 타블로에 대해 학력위조를 주장한 12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타진요 전 운영자 왓비컴즈 등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명을 수배했다. 미성년자 2명은 기소 유예했다. 6개월이 지났으나 검찰이 스탠포드 대학교에 요청한 입학허가서, 졸업증명서 등이 도착하지 않아 예정됐던 공판이 연기됐다. 2011년 12월에서 2012년 3월로 늦춰졌다. 3월에 열린 공판은 10분 만에 해산됐으며 재판부는 5월 18일 속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블로는 2012년 5월 열린 5차 공판에서 타진요 회원 2명을 상대로 한 소를 취하했으며 검찰은 남은 9명에 대해 모욕죄를 추가해 공소했다.
#4. 타블로 음반 발표
법정 싸움의 시작과 함께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던 타블로가 1년 반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2011년 10월 솔로앨범 ‘열꽃’ 파트 1을, 11월 파트2를 공개하고 대중 앞에 섰다.
#5. 타진요 실형 구형
2012년 6월, 타진요 회원 9명에게 최고 2년 6월에서 1년이 구형됐다. 타진요 회원들은 모욕의 의도가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검찰은 엄벌을 요청했다. 한 달이 지나 열린 최종 선고에서 타진요 회원 박모 씨를 포함한 3명은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송모 씨 등 6명에게는 각각 징역 8∼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4일 뒤 박모 씨는 서울 서울고등법원에 반성문과 항소장을 제출했다. 2012년 9월 건강상의 이유로 공판에 자리하지 못한 김모 씨를 제외한 타진요 회원 8명, 전원이 잘못을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했다.
#6. 다시 시작
타블로는 자신의 솔로앨범을 발매했을 당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 같다. 사실 에픽하이 안에서도 나는 늘 잔잔한 감성을 추구했었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큰 고통을 이겨내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타진요의 유죄로 법정 싸움이 마무리 되고 타블로는 에픽하이로서 새로운 시작에 나섰다. 그는 3년 만에 발표한 에픽하이 정규 7집 앨범 선공개곡 '춥다'를 통해 현재 국내 모든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타블로가 속한 에픽하이는 오는 19일 7집 앨범의 전곡을 모두 공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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