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강심장’이 지난 9일 방송 3주년을 맞았다. ‘강심장’은 지난 2009년 첫 방송을 시작하며 매주 스무 명의 게스트들의 치열한 토크 배틀로 화요일밤을 유쾌하고 떠들썩하게 장식해 왔다.
강호동·이승기 2MC 체제에서 신동엽·이동욱으로 교체를 겪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집단 토크쇼 바람을 일으킬 만큼 예능계에서 위치를 확고히 다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같은 추세를 만들어내기까지 있었던 숨은 비하인드 스토리 역시 배꼽을 잡을 만큼 재밌다.
최근 SBS 목동 사옥에서 만난 ‘강심장’ 연출자 박상혁 PD는 “SBS 창사 이래 한 프로그램을 이토록 오랫동안 연출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최초일 것”이라며 3년의 시간을 ‘강심장’과 함께 하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박 PD에 따르면 게스트 중에는 자기 이야기를 앞두고 청심환을 수차례 입에 넣으며 심박동수를 조절하는 ‘강심장’ 아닌 ‘약심장’들이 꽤 있다는 전언. 이것도 모자라 긴장 속에 녹화를 마치고 앰뷸런스를 타고 이동한 출연자도 있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강심장’ 특유의 강하고 핫한 이야기를 맛깔 나게 전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이 이 같은 웃지 못 할 해프닝을 벌이게 만드는 것이다.
원더걸스 멤버 선예의 열애 고백 및 아이돌 멤버 사이의 소개팅과 같은 핫한 이슈들도 수차례 ‘강심장’을 통해 공개된 만큼, 녹화 이후 방송이 나가기까지 보완을 유지하는 것도 제작진이 심혈을 기울이는 항목 중 하나다. 이에 제작진은 방청객에게 녹화 내용을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녹화장에서 이뤄진 충격고백 내용을 알아내려는 기자들의 머리싸움도 치열하다. 기자들이 연예인 코디네이터로 위장해 메이크업 가방을 들고 녹화장에 잠입한 경우도 있었다는 게 박 PD의 말. 이에 제작진은 이 사건 이후 녹화장에 연예인 매니저를 비롯해 출연 게스트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고. 일반 녹화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경호팀을 배치하고 목에 출입을 허용한다는 비표를 걸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
박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인원이 많고 고정 게스트들도 2009년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한 사람이 많아 패밀리 느낌이 난다”며 “지금까지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재밌게 프로그램을 만든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강심장'은 이날 3주년 특집 방송으로 화요일 예능 시청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10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9일 방송된 ‘강심장’은 시청률 8.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방송분보다 시청률이 2.9%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동시간대 1위 기록이다.
‘강심장’은 그간 ‘승승장구’과 화요일밤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여왔다. 최근 ‘승승장구’에 다소 밀리는 기록을 보였으나, 3주년 특집 방송을 통해 역전 기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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