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캄프 누' 아자디 스타디움을 침묵에 빠뜨려라!".
죽음의 이란 원정길에 오른 최강희호가 9일(이하 한국시간) 전장(戰場) 테헤란에 입성했다. 먼저 도착해있던 기성용, 이청용, 김보경 등 해외파 선수와 합류한 최강희호는 제주와 K리그 경기를 치르는 이근호, 김신욱, 곽태휘, 김영광, 박주호가 합류하는 10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알리 카리미, 마다비키아 등 과거 공격진의 주축 선수들이 은퇴한 후 세대교체 실패한 이란의 전력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 그러나 한국과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9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고, 원정서는 2무 2패로 절대 열세에 놓여있다는 점이 문제다.

홈에서 절대적인 강세를 발휘하는 이란의 배경에는 '원정팀의 무덤', '아시아의 캄프 누'라고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이 있다. 해발 1200m 고지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은 10만 관중이 내지르는 엄청난 소음으로도 악명을 떨치고 있다.
그 어떤 원정팀도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축구에 대한 엄청난 열기로 자국팀을 응원하는 10만 관중의 위압적인 모습은 원정팀을 주눅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고지대이기 때문에 운동 능력이 떨어지기 쉽고 산소 부족으로 인한 체력적 부담도 크다.
특히 한국은 1974 테헤란 아시안게임 당시 처음 떠난 이란 원정에서 0-2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2-2 무승부, 2006 아시안컵 예선 0-2 패,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원정승을 거두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 역시 아자디 스타디움의 악명을 잘 알고 있다. 출국 전 "시차와 고지대 적응을 완벽히 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단언한 최 감독은 이를 위해 평소보다 빨리 이란으로 출국했다. 고지대 적응 훈련에 돌입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이번 원정길에는 지난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아자디 스타디움을 경험해 본 박주영과 기성용, 이근호, 김정우 등의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어있다. 고지대의 경험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을 선수들이 얼마나 활약해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최강희호가 '안방불패' 이란을 무너뜨리고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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