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을 앞둔 최강희호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인가?.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8회 연속 본선행을 다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A조 1위(2승 1무)에 올라있는 한국은 2위 이란(1승 1무 1패)을 물리칠 경우 본선행의 8부 능선을 넘는다. 한국에 가장 껄끄러운 상대다.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9패로 팽팽하고, 원정서는 2무 2패로 단 한 번도 승전보를 울리지 못했다.

지난 10일 이근호, 김신욱, 곽태휘, 김영광(이상 울산)이 테헤란에 입성하며 김영권(광저우, 11일 합류)을 제외한 22인의 태극 전사들이 한 자리에 모두 모였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고지대 적응과 주전과 비주전이 애매모호했던 포지션을 명확히 구분짓는 것이다.
좌우 날개는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박힌 돌인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이청용(볼튼)에 '슈퍼 탤런트' 손흥민(함부르크)이 굴러들어왔다. 우즈베키스탄과 지난 3차전서 날카로움을 뽐내지 못한 김보경과 이청용이다. 최 감독이 수 차례 강조했던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 사이 손흥민은 훨훨 날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디펜딩 챔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골을 작렬하는 등 7경기서 4골을 뽑아내며 득점 랭킹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강등권을 헤메던 팀 성적도 8위로 끌어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5월 스페인과 평가전 이후 4개월 만에 최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소속팀과 마찬가지로 이란전 또한 우측면에 중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침투, 슈팅 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어 공격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즈벡전서 처진 스트라이커의 임무를 부여받았던 이근호도 언제든 본연의 자리인 측면으로 돌아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자원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전서도 측면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울산의 4강행을 이끌었다.
'중동파' 남태희(레퀴야)도 좁은 틈을 비집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우즈벡 원정길에 합류하지 못한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란전 열쇠를 쥐고 있는 중원의 주인공도 가려내야 한다. 최강희호에서 몇 안되는 '굳게 박힌 돌'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짝을 놓고 하대성(서울) 김정우(전북) 박종우(부산)가 안갯속 경쟁을 펼친다.
우즈벡전서 기성용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던 하대성은 최종 수비에 앞서 거름종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며 입지를 구축하지 못했다. 보다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김정우(전북)와 박종우(부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각 2010 남아공월드컵과 2012 런던올림픽서 기성용의 파트너로 뛰었던 경험도 갖고 있어 중용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가장 큰 고민거리인 풀백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종예선 1, 2차전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부동의 왼쪽 풀백으로 거듭났던 박주호(바젤)는 우즈벡전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며 '대항마' 윤석영의 도전장을 받고 있다. 현재로선 올림픽 동메달의 젊은 피 윤석영이 박원재를 대신해 가까스로 이란행 비행기에 오른 박주호에 앞서는 모양새여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 가능성도 적잖다.
채 일주일이 남지 않은 훈련을 통해 이란전의 밑그림이 그려진다. 주전과 비주전의 치열한 경쟁이 일고 있는 최강희호가 새 판을 무사히 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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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박종우-윤석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