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승부의 열쇠, 하위타선이 쥐고 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11 14: 55

1·2차전을 결정지은 한 방은 모두 하위타선에서 나왔다. 3차전 승부의 향방도 여기서 갈릴 가능성이 있다.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경기는 롯데의 독식으로 끝났다. 롯데는 이제 1경기만 이기면 SK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로 진출할 수 있다. 원동력은 하위타선의 분전이었다. 1차전에서는 대타 박준서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2점 홈런을 날렸고 황재균이 결승타를 쳤다. 2차전에서는 용덕한의 결승 솔로 홈런 한 방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모두가 상위타선이나 중심타선에 주목했지만 오히려 양 팀의 차이를 가른 것은 하위타선의 집중력이었다.
롯데는 1차전에서 하위타선(6~9번)이 15타수 6안타(.400)를 기록했다. 하위타선의 핵심인 황재균이 2안타를 쳤고 경기 중반 조성환을 대신해 7번으로 배치된 박준서가 2점 홈런을 보탰다. 전체 7타점 중 5타점을 하위타선이 책임졌다. 두산 선발 니퍼트의 공을 침착하게 골라내며 투구수를 늘린 주역들도 하위타선이었다. 반면 두산은 17타수 3안타(.176)에 그쳤다. 김재호가 2안타를 치며 분전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침묵했다.

2차전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롯데 하위타선은 16타수 6안타(.375)로 1차전의 기세를 이어갔다. 9번 문규현이 3안타를 치며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고 강민호 대신 투입된 용덕한이 9회 결승 솔로 홈런을 쳤다. 경기의 2타점이 이 선수들의 손에서 나왔다. 반대로 두산은 2타수 1안타(.083)의 부진이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6번 최주환은 삼진 2개를 당하며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양 팀의 테이블세터나 중심타선은 큰 차이가 없다. 서로를 잘 알고 있기에 더 이상 나올 변수도 마땅치 않다. 하지만 하위타선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경계가 덜할 수밖에 없다. 깜짝 활약을 하는 선수들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흐름이 의외의 곳에서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롯데는 강민호의 출장 여부에 따라 하위타선 라인업이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황재균 문규현은 이와 관계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1·2차전에서 보여줬던 타격감을 이어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또 하나의 변수는 전준우다. 1차전에서 3번에 배치됐던 전준우는 2차전에서 6번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두 경기에서 안타 하나도 때려내지 못하며 맹활약했던 2년 전과 대비되고 있다. 힘이 있는 전준우까지 살아난다면 롯데 하위타선의 힘은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임재철의 몫이 중요해졌다. 가을에 강했던 임재철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2차전까지 통산 포스트시즌 출장이 42경기로 두산 선수 중 가장 많다. 활약상도 나쁘지 않다. 2010년 포스트시즌에서는 27타수 9안타(.333) 6타점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그러나 1·2차전에서는 모두 무안타에 그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임재철의 활약은 두산의 기사회생을 위한 전제조건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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