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들' 효과를 볼 것인가.
한화가 김응룡(71) 신임 감독을 영입한 데 이어 이종범(42) 코치까지 데려오며 팀 재건을 향한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3월 KIA에서 현역 은퇴 후 6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지도자로 돌아온 이종범 코치는 김응룡 감독의 요청아래 한화 주루코치 역할을 맡게 됐다. 통산 510도루로 이 부문 역대 2위이자 단일 시즌 최다 84도루(1994년)를 기록한이종범 코치가 한화에 발야구를 이식할 수 있을지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대전·청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한화는 홈런 한 방에 의존해온 전통적인 느림보 군단이었다. 지난 1986년 리그 참가 후 27년간 팀 홈런 3099개를 때린 동안 도루는 2564개밖에 되지 않았다. 팀 홈런 1위를 5번 차지했지만, 팀 도루 1위는 2001년 한 번 뿐이었다. 올해도 팀 도루 107개로 이 부문 7위.

때문에 프로야구 사상 최고 대도 중 하나로 불리는 이종범 코치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응룡 감독이 이종범 코치에게 주루를 맡긴 것도 현대야구에 대한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한 방 쳐서 이기고 그랬지만 요즘 추세는 뛰는 야구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뛰는 야구 아니면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 빠른 선수들을 많이 키워야 한다. 이종범이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처럼 한화 선수들에게도 주루 노하우를 잘 가르쳐줄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이종범 코치도 "많은 대화를 통해 교감을 나누며 선수들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수 있도록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주는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올 시즌 유일하게 20도루 이상 기록한 타자가 없는 팀이다. 오선진(14개) 한 명만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에서 두려움없이 뛰는 야구를 펼쳤는데 그 중심에 이학준(9개)과 하주석(7개) 등이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주루 플레이로 가능성을 보였다. 여기에 도루하는 포수 정범모(7개)도 있다. 이종범 코치가 주목해야 할 대상.
아울러 한화는 도루도 부족했지만 주루사와 견제사가 많아 흐름이 뚝뚝 끊기는 팀이었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는 것도 아닌데 횡사가 많았다. 주루사 50개, 견제사 16개. 견제사가 가장 많고 의외로 주루사는 2번째로 적었다. 하지만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임팩트 있는 주루사가 적지 않았다. 전반적인 주루 센스 보완도 이종범 코치에 주어진 숙제다.
김응룡 감독의 부름과 기대 속에 망설임없이 독수리 군단에 승선한 이종범 코치. 과연 한화의 발에도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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