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취재석] 또 한번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시끄러운 일로 인터넷을 뒤덮었다. 2005년 첫 방송 이후 많게는 일주일에 몇건씩, 적게는 한달에 한번씩은 꼭 벌어지는 일이다.
올해만 보더라도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콘서트 슈퍼세븐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길이 하차 선언을 했다가 번복했고, 지난 달 4일에는 추격전에서 미리 탈락자를 정해놓고 방송을 한 것이 아니냐는 조작 의혹이 불거져서 김태호 PD가 공식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지난 8월에는 기상악화로 미리 준비한 독도행이 무산돼 한바탕 시끄러웠고, 지난 7월에는 런던올림픽 특집이 무산됐으며,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노조의 파업으로 반년간 결방되는 한국 방송 초유의 사태 속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9일부터 편집되지 않은 무삭제판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달 29일과 지난 6일 두차례에 걸쳐 방영된 ‘무한도전’ 속 인기 콩트 ‘무한상사’에서 박명수가 녹화 중 욕설을 했다는 이유다. 물론 제작진은 욕설을 내보내지 않았지만 최초 유포자가 욕설이 포함된, 편집되지 않은 영상을 휴대폰 카메라로 보이는 디지털기기로 찍어 동영상 사이트에 올려 사단이 됐다.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멤버들은 박명수가 욕설을 해서 제작진이 편집을 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한 바 있기에 실제 박명수가 시원하게 내뱉은 XX라는 욕설은 크게 화제가 됐다. 물론 ‘무한도전’이 7년간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근간이 된 골수 팬들은 열광했다.
문제는 물어뜯기 좋아하는 안티 팬들과 대부분의 시청자들이다. 이들은 박명수가 아무리 제작진이 편집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해도 녹화 중 욕설을 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처음 영상을 올린 최초 유포자가 박명수의 욕설부분만 굳이 따로 영상으로 올린 이유는 알 수 없다. 박명수가 카메라가 버젓이 돌고 있는 가운데 녹화 중 작정하고 말한 욕설을 문제 삼기 위함인지, 아니면 ‘무한도전’ 팬이라서 이 영상을 확보한 것 자체를 과시하기 위한 것인지, 그도 아니면 단순한 재미를 위해 이 영상을 세상에 공개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1일 오후 MBC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제작진은 이 영상이 유출된 경로를 파악 중이지만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잘못도 없이 출연자가 욕설을 했다는 지적을 받게 된 제작진의 난감한 입장과 ‘이게 왜 논란이냐’고 발끈하고 있는 팬들은 억울하겠지만 한가지 명확한 것은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 프로그램으로 불릴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시에 7년째 논란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자의는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으로 발생한 논란은 어느새 대중에게 깊은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숱한 논란으로 어느새 ‘무한도전’은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는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 1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고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한도전’으로서는 뼈아픈 지적이다. 지금처럼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낌없이 사랑을 퍼주는 골수 팬들만 끌어안고서는 ‘무한도전’이 지난 200회 특집에서 장난스럽게 꿈꿨던 것처럼 60대가 넘어서 국내 최초 새벽 버라이어티가 될 때까지 살아남아 역사가 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
표재민 기자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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