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롯데 정신무장 "오늘은 3차전 아닌 사직 1차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11 16: 30

"사직구장 1차전이라는 생각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준 플레이오프 잠실 원정길에서 2경기를 모두 쓸어담는 수확을 올렸다. 이제 1승이면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지난 4년 동안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내리 연패를 당했던 롯데는 지난 1999년 플레이오프 승리 이후 무려 12년 만에 시리즈 통과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지만 방심할 수 없다. 이미 2010년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먼저 거둔 뒤 내리 3연패를 당하는 굴욕을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의 경험 때문에 롯데 더그아웃은 대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11일 두산 베어스와의 준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롯데 양승호 감독은 "오늘이 어떻게 3차전이냐. 사직구장 1차전"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2경기를 잡아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롯데지만, 선수들로 하여금 1차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치르라는 메시지다.
동시에 2년 전 아픈 기억을 잊어 버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당시 롯데는 2승을 거두고 돌아와 홈 팬들 앞에서 연일 패배해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쳤고, 결국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롯데 유니폼을 벗어야만 했다.
당시 양 감독은 고려대학교 감독을 했었을 때, "그때 롯데에 있지는 않았지만 3차전을 안이하게 한 게 아닌가 싶다. 만약 4차전까지 내주면 두산 쪽으로 분위기가 확 간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실현됐다. 그 이야기를 하고나서 롯데 감독이 돼 난처했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 역시 2연승을 거두고 있음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였다. 평소와는 다르게 더그아웃에서 침묵을 지키는 선수들이 많았다. 박정태 타격코치는 "선수들도 2년 전 기억이 있어서 분위기가 잡혀 있다. 오늘 경기까지 잡아야 SK랑 플레이오프 준비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3차전을 앞둔 롯데가 경계하는 건 상대팀인 두산 보다는 선수들 마음 속에 있는 불안감이었다. 준 플레이오프 3차전이 아닌 1차전을 치른다는 마음 가짐으로 나설 롯데가 과연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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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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