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 잡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준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에 암초가 등장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의 입원이다.
강민호는 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 7회에 전준우의 홈 송구에 왼쪽 눈을 맞아 경기에서 빠졌다. 부상 당시에는 단순 타박상으로 진단 받았으나 10일 오전 검진 결과 각막 후면 부종으로 운동 시 안압상승 우려로 실핏줄이 터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강민호는 해운대 백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다.

아직 퇴원 시기는 미정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다만 병원에 입원을 해야 안정을 취할 수 있고 회복이 빠르기에 병원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민호는 준 플레이오프 잔여경기 출전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10일 병원에 입원한 강민호는 현재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한다. 양승호 감독은 "강민호가 눈동자를 돌리면 안 된다고 한다. TV를 봐서도 안 되는데 만약 눈을 많이 쓰면 시신경을 건드린다고 한다. 더 큰 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니 지금은 쉬어야 할 때라 입원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플레이오프부터는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양 감독은 "만약 지금이 2승 2패가 됐고 내일이 없다면 모르지만 그런 상황도 아니지 않는가. 오늘 이겨서 3일 쉬고 SK전부터 강민호가 출전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백업 포수다. 준 플레이오프 들어 포수 용덕한의 컨디션이 최고조이지만 엔트리에 유일한 포수가 됐다. 그래서 롯데는 10일 사직구장에서 가진 자율훈련에서 2007년까지 포수 마스크를 썼던 홍성흔을 준비시키기도 했다. 만약 용덕한이 부상으로 빠져야 할 때를 대비한 조치다.
롯데로선 홍성흔이 포수 마스크를 쓰는 일은 결코 피해야 한다. 그럼에도 양 감독은 "용덕한에게 따로 몸을 사리는 플레이를 주문하지는 않았다"면서 "정 걱정되면 용덕한이 리드를 잘 해서 주자를 아예 안 내보내면 되는 일"이라고 했다.
만약 피치못할 사정으로 홍성흔이 포수 마스크를 쓰면 어떻게 될까. 양 감독은 "주자 잡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그렇게 되면 그냥 볼만 잡아주면 된다"고 말했다. 지명타자로 출전할 홍성흔이 포수로 교체되면 자동으로 지명타자가 소멸, 투수가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
플레이오프 티켓 확정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의 부재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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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