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차였던 박빙의 경기. 그런데 여기에서 외야로 빠지는 코스의 타구를 잡아낸 뒤 토스 플레이로 병살을 이끌었다. 게다가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 3루타까지 터뜨리며 반격 선봉이 되었다. 지난 시즌 도루왕(46도루)이었으나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제 실력을 펼치지 못했던 오재원(27, 두산 베어스)이 역동적인 2루 수비로 경기 분위기를 다잡는 병살에 공헌했다.
오재원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2개의 볼넷과 한 개의 몸에 맞는 볼로 사사구 출루 3회에 성공한 것은 물론 7회초에는 중견수 키를 넘는 2타점 3루타로 6-2를 만들었다. 팽팽했던 경기에 추를 확실하게 기울인 쐐기타였다.
그리고 3회말 1사 1루 박종윤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캐치로 낚은 뒤 공을 글러브에서 유격수 김재호에게로 토스하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병살로 이어겼고 2타점과 호수비는 2패로 몰렸던 두산이 반격에 나선 원동력이 되었다. 팀은 7-2로 승리했고 오재원은 이날 데일리 MVP로 선정되었다.

선발 이용찬이 페넌트레이스 사직구장 두 번의 완투(1완봉승) 전력과 달리 불안한 투구를 펼치며 1회초 3득점이 불안한 3-2 박빙 리드 순간. 3회말 롯데는 1사 후 홍성흔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떨어지는 공을 공략하는 데 강점을 지닌 박종윤이 들어섰다. 박종윤은 2스트라이크 후 적극적으로 이용찬의 공을 컨택했고 이는 2루 베이스 근처를 향해 날아갔다.
만약 이 타구가 빠졌다면 1사 1,2루로 두산의 위기가 심화될 수 있던 순간. 그러나 오재원은 슬라이딩 캐치에 이어 글러브에서 그대로 공을 토스하며 유격수 김재호에게 넘겼다. 김재호는 홍성흔을 포스아웃시킨 뒤 1루 송구로 박종윤의 병살을 이끌었다.
여기에 7회초 1사 1,2루에서는 상대 좌완 강영식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윤석민의 1타점 우전 안타로 4-2가 된 순간 오재원이 추격권에서 벗어나는 타점을 올리며 두산은 손쉽게 경기를 이끌 수 있었다. 만약 박빙 양상이 종료 직전까지 이어졌다면 4선발로 내정했던 투수진 맏형 김선우의 계투 출격 가능성도 있어 두산은 3차전을 이기고도 4차전을 어떻게 치러야 할 지 걱정해야 했던 처지가 될 뻔 했다.
김진욱 감독은 지난해 말 취임 당시 오재원에 대해 “팀의 활력소가 되는 선수다. 오재원이 활발하게 뛰어주면서 경기 분위기도 업 되는 경우가 많다”라는 말로 기대감을 비췄고 시즌 초반 부상 당시에는 “활발하게 뛰는 선수가 필요한 데 아쉽다”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최근까지의 무릎 부상을 털어내고 다시 자기 활약을 펼치기 시작한 오재원은 분명 두산의 엔돌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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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