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니얼 김 객원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트라우마’는 진행형이다.
준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을 적지인 잠실야구장에서 가져간 롯데 자이언츠는 3차전을 두산 베어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2010년 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리버스 스윕’을 경험했던 롯데에게는 아주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두산은 3차전의 승리를 시작으로 반전의 불씨를 태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시리즈 분위기는 두산에게로 넘어갔고 어떻게 보면 심리적으로 두산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

롯데는 1999년 포스트시즌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극적으로 꺾은 이후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이겨 본적이 없다. 지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매번 큰 경기에서 꼭 무릎을 꿇어야 했다.
롯데의 지금 모습은 86년 동안 ‘밤비노의 저주’를 풀지 못했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모습과 비슷하다. 전력은 좋지만 매번 포스트시즌에서 큰 경기를 놓지는 모습은 이제는 익숙한 광경이다.
그렇다면 롯데에게는 해답이 있을까?
한 마디로 롯데에게는 경기 초반 ‘빅이닝‘이 필요하다. 더 이상 1점, 2점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어려운 경기는 롯데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 초반 중심 타선이 폭발을 하면서 기선 제압을 하고 경기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빼앗기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한다.
2004년 ALCS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는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첫 2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주도했다. 86년 묵은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스윙을 해야 했고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조니 데이먼은 2회에 만루 홈런을 터트리며 뉴욕 양키스의 기세를 꺾었다. 그리고 결국 천적인 뉴욕 양키스를 10-3으로 대파하고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따내는데 성공한다. 포스트 시즌에서 항상 뉴욕 양키스를 넘지 못했던 보스턴이 ’뉴욕 징크스‘를 풀기에는 ’빅이닝‘이 필요했던 것이다.
롯데는 지난 2010년 준 플레이오프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수 있는 3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두산에게 3연패 하면서 그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작년에는 SK에게 5차전을 내주면서 또 실패했다. 그리고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3번의 기회가 있었으나 오늘 그 첫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 마디로 ‘시리즈 위닝’ 경기에서 5연 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는 아직 2-1로 시리즈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과거는 무시할 수 없다. 과연 지난 4년의 포스트 시즌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이기는 야구도 버릇이다. 물론 반대로 지는 야구도 버릇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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