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즌 동안 한 게 없는데, 가을에라도 뛰어야 할텐데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만난 두산 베어스 유격수 김재호(27)는 올 시즌 자신의 활약에 대해 부끄러워했다. 올 시즌 그는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주로 유격수 손시헌의 백업을 맡았다. 수비는 안정적이었으나 타율이 2할1푼5리에 머물렀다.
김재호가 시즌의 아쉬움을 가을에 아낌없이 풀고 있다. 김재호는 지난 8일부터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지난 9월말 손가락 부상을 당한 손시헌(32)을 대신해 엔트리에 든 뒤 세 경기 모두 선발 출장했다.

김재호는 3차전까지 모두 유격수 겸 9번타자로 출장해 총 11타수 6안타 타율 5할4푼5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린 데 이어 2차전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3차전에서는 4타수 3안타를 자랑하며 하위타선의 반란을 이끌었다.
두산은 김재호 외에도 김현수, 윤석민이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7-2로 승리, 2패 후 뒤늦은 1승을 올리면서 플레이오프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손시헌은 플레이오프 출장 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를 대신해 유격수로서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는 김재호가 두산의 '잇몸'으로서 탄탄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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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