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두산의 불펜, 3차전서 ‘멍군’ 불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11 21: 39

1·2차전에서 고개를 숙였던 두산 불펜이 3차전에서 ‘멍군’을 부르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과감하게 불펜 싸움을 건 벤치의 의중이 제대로 먹혔다.
두산은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12 팔도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2로 이겼다. 탈락이라는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두산은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 가는 데 성공했다.
1·2차전과 마찬가지로 두산의 출발은 좋았다. 1회부터 상대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를 공략해 3점을 뽑아냈다. 사도스키가 몸에 이상을 호소한 뒤 조기강판돼 승기도 잡는 듯 했다. 그러나 1·2차전을 모두 역전승한 롯데의 추격도 거셌다. 2회 2점을 따라 붙은 뒤 턱밑에서 호시탐탐 역전을 노렸다.

두산이 마주한 가장 결정적인 위기는 5회였다. 1사 후 김주찬과 조성환이 연이어 안타를 맞으며 1사 1,3루에 몰렸다. 1·2차전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산 벤치는 좀 더 기민하게 움직였다. 선발 이용찬이 69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운드에서 내렸다. 선발 투수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갔던 1·2차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일찌감치 불펜을 총동원하며 승부를 걸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용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좌완 사이드암 김창훈은 손아섭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희생플라이를 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짧게 끊어친 손아섭의 성향을 역이용한 볼 배합이었다. 4번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우완 사이드암 변진수로 투수를 바꿨다.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임을 감안하면 모험이었지만 변진수는 당찼다. 3구만에 홍성흔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만약 5회 경기가 뒤집혔거나 동점을 허용했다면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흐를 수 있었다. 그러나 두산의 불펜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경기 분위기를 두산 쪽으로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몫을 했다. 특히 변진수는 2⅓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팀 불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7회 윤석민 오재원의 적시타와 이원석의 내야땅볼을 묶어 4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1·2차전에서 자신들을 괴롭혔던 롯데 불펜을 무너뜨렸다. 여러 면에서 두산이 제대로 ‘멍군’을 부른 한 판이 됐다. 이로써 두산은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한 번의 ‘리버스 스윕’을 향한 귀중한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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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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