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에서는 실책으로, 2차전에서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3차전에서는 베이스러닝 실책까지 따라붙었다. 좋지 않은 기억을 더 추가한 조성환(36·롯데)의 악몽 시리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성환은 올 준플레이오프 들어 부진에 빠져 있다. 공교롭게도 결정적인 순간 부정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후유증도 오래가고 있다. 1차전에서는 5회에만 2개의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이는 두산에 4점을 내주는 빌미가 됐고 끝내 교체돼 일찌감치 경기를 마쳤다. 2차전에서는 1-1로 맞선 7회 역전 기회에서 병살타를 쳤다. 2경기 모두 롯데가 이기기는 했지만 조성환만은 환호하지 못했다.
때문에 벤치에서도 ‘조성환 기 살리기’에 총력이었다. 팀의 정신적 지주 중 하나인 조성환이 무너지면 팀 분위기도 같이 무너질 가능성을 걱정한 탓이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베테랑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해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양 감독은 조성환을 2·3차전에 모두 선발 2루수 겸 2번 타자로 배치하며 든든한 신임을 과시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은 이어졌다. 적어도 방망이는 나쁘지 않았다.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1회 팀의 첫 안타를 치고 나갈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베이스러닝 실수로 다시 한 번 자존심을 구겼다.
1사 만루에서 박종윤이 우익수 플라이를 쳤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3루 주자 조성환이 홈에서 승부가 가능한 비거리였다. 그런데 조성환은 어쩐 일인지 3루 베이스에 붙어있지 않았다. 마치 내야땅볼 타구에 대처하는 듯 3루 베이스에서 몇 걸음 떨어져 있었다. 결국 다시 3루를 밟고 홈으로 뛴 조성환은 두산 우익수 임재철의 강한 송구에 잡혔다. 1점은커녕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두 개가 올라가며 롯데의 공격이 끝났다.
2회에는 두산 선발 이용찬을 좀 더 일찍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롯데는 전준우의 볼넷, 문규현의 우중간 안타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자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보였던 이용찬의 실수가 나왔다. 김주찬의 타석 때 보크를 범하며 3루 주자 전준우이 홈을 밟았고 김주찬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문규현까지 득점에 성공했다.
2-3 1점차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은 초구를 잘 골라냈다. 그러나 좀처럼 타구는 방망이에 맞지 않았다. 2구째 타이밍이 빗나가며 파울을 친 조성환은 3구째 방망이를 헛돌렸고 결국 4구째 루킹 삼진을 당하며 쓸쓸하게 타석에서 벗어났다.
만약 조성환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면 이용찬을 급격하게 흔들 수 있었다. 불펜 투입 시점도 좀 더 빨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모든 면에서 두산에는 손해였다. 그러나 조성환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2차전에서는 그나마 팀이 이겼지만 3차전은 롯데의 패배로 끝났다. 그만큼 조성환에 대한 아쉬움도 더 진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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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