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나를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산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그 기회를 줬으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긴 슬럼프를 딛고 벼랑 끝 팀의 2연패 후 1승을 이끄는 홈런을 때려냈다. 2012시즌 긴 슬럼프로 고전했던 최준석(29, 두산 베어스)이 팀 승리를 이끄는 값진 홈런포를 때려내며 살아있음을 알렸다.
최준석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친정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1-0으로 앞선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의 커브(120km)를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으로 연결했다. 두산 선발 이용찬이 흔들리며 2회말 2실점으로 6회까지 3-2 박빙 경기가 펼쳐졌음을 감안하면 최준석의 투런은 가치가 컸다. 팀은 후반 추가점 속 7-2 승리를 거두며 2연패 후 1승을 거뒀다.

경기 후 최준석은 지난 7일 미디어데이에서 “두산은 (김)현수 형을 제외하고는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없는 것 같다”라는 손아섭의 장난 섞인 도발에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는 양 팀 다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이 또한 오랜만에 농 섞어 던진 이야기였다.
뒤이어 그는 “홈런을 쳤을 때는 정말 짜릿했다. 1,2차전을 나가지 못했을 때는 더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나가다보니 그에 연연하지 않았다. 벼랑 끝에 섰다는 생각으로 나섰다. 우리 팀이 큰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원정 구장의 뜨거운 열기에 그리 압박을 받지는 않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와 함께 최준석은 자신의 데뷔팀이자 2006년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친정팀 롯데에 대해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롯데는 내가 두산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준 팀이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7회 갑작스레 기습번트를 시도했으나 2루 주자 김현수가 횡사하는 번트로 머쓱하게 대주자 허경민과 교체된 최준석은 “사실 벤치에서 번트 사인은 안 나왔다. 치라는 사인이 나왔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한 점 더 내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후속 타자가 감이 좋은 오재원이라 데뷔 첫 기습번트를 했다. 그런데 돌아오니 왜 그랬냐는 반응이 오더라”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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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