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공약 실천 100%, 정치인 보다 낫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10.12 07: 04

[OSEN=취재석] 때아닌 공약 열풍이 연예계 쪽에 불어닥쳤다.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뽑으면 이러한 것을 해내겠다'고 내놓던 공약이 아이러니하게도 스타들 사이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공약 실천률도 정치계 보다는 연예계가 훨씬 높다. 이 역시 아이러니한 일이다. '공약'이라는 개념이 주로 사용되는, 그리고 공약이 반드시 실천돼야 할 정치계보다 공약 개념을 끌어들여온 연예계에서 100%에 가까운 실천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하정우는 제 4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 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 시상자로 나서 만약 자신이 작년에 이어 수상을 하게 된다면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에 오르겠다고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그리고 그 해 수상자는 영화 '황해'의 주연배우 하정우였고 그는 군말없이 577km 국토대장정 길에 올랐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도둑들'의 김수현도 공약을 실천했다. 당초 '도둑들'이 천만관객 이상이 든다면 관객을 업고 영화를 보겠다는 공약을 내걸은 그는 실제로 한 여중생 관객을 업으며 공약을 실천했다. 이밖에도 천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의 이병헌을 비롯한 배우들 역시 극 중 의상을 입고 팬들을 만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관객과의 만남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방송계도 공약 열풍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주로 시청률을 두고 공약을 내거는 방송계에서는 이미 배우 신현준과 김정은, 문채원 등이 공약 실천을 행해 화제를 모았다. 신현준은 현재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KBS 2TV 드라마 '울랄라 부부'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면서 당초 내걸었던 '공주안기' 공약을 이행했으며 김정은 역시 포옹 공약을 지켰다.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배우 문채원도 시청률 1위를 한다면 말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이행, 직접 인증사진을 올리며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이밖에도 이제는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한 가수 싸이도 빌보드 메인차트 핫(HOT) 100 2위에 그쳐야 했지만 팬들이 보내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당초 내걸었던 상의 탈의 말춤 공약을 화끈하게 실천했다.
언제부터인가 '공약'은 '지키면 좋고, 안 지키면 그만'인 개념이 돼버렸다. 아무래도 공약을 내놓고 지키지 않는 정치인들의 반복되는 행태 때문이리라. 배우 이정진과 유준상이 공약을 묻는 질문에 "공약은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말씀하시고 잘 지키셨으면 좋겠다"라는 쓴소리를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스타들이 '공약'의 참뜻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공약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얼마든지 양심의 문제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었지만 스타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충분히 지킬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공약을 내건다는 것도 어찌보면 진정으로 공약의 참뜻을 이해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어디서는 공약을 실천하는 스타들을 두고 본인의 이미지를 위한 일이라 비아냥 거리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칭찬해야 할 일은 칭찬해야, 본받아야 할 일은 본받아야 한다. 현재 불고 있는 공약 열풍이 연예계에 그치지 않고 오는 12월로 이어질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김경주 기자 trio88@osen.co.kr
문채원 미투데이, 김정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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