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양승호 '믿음의 야구', 보답 절실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12 06: 31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52) 감독의 선수기용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은 '믿음'이다. 한 번 정해진 주전선수는 최대한 기회를 주는 편, 또한 타순변화 역시 잦은 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안정된 틀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게 양 감독의 팀 운영 스타일, 즉 '정중동'이라고 표현이 가능하다.
정규시즌에서 그러한 양 감독의 믿음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휘된 경우가 많았다. 시즌 중반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져 고전을 하던 전준우에 대해 양 감독은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결국 전준우는 시즌 막판 반등의 기미를 보여줬다.
또한 시즌 초 부진을 거듭하던 고원준에 대해서도 최대한 기회를 주고 2군에 보냈다. 당시 양 감독은 "2군을 가더라도 선수들이 납득을 해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었다. 고원준은 2번이나 2군에 다녀오며 양 감독의 속을 썩였지만 마지막엔 다시 상동 기숙사로 들어가갔고, 9월 이후에는 팀 연패를 끊는 선봉장에 서며 보답했다.

롯데와 두산의 준 플레이오프 선수기용에 있어서 역시 도마에 오른 선수가 있으니 내야수 조성환과 외야수 전준우다. 1,2차전 모두 출루조차 하지 못했던 전준우에 대해 한 번쯤은 스타팅 라인업에서 빼는 방안을 고려해볼 법 했지만 양 감독은 꾸준히 선발 기회를 줬다. 결국 전준우는 3차전에서 2루타를 날리는 등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제 롯데의 고민은 조성환이다. 1차전 2번의 실책, 2차전 병살타 등 조성환은 승부처에서 번번히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1차전에서 극적인 동점포를 친 박준서나 손용석, 정훈 등 2루수 요원이 있지만 조성환을 끝까지 고집했다. 2차전을 마치고 양 감독은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는 기다려주면 돌아온다. 결정적인 순간에 해 줄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무한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조성환은 3차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타격 페이스를 끌어 올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1회 주루미스로 추격의 기회를 놓치는 등 여전히 시즌 때와는 다른 실수를 범했다.
그렇지만 양 감독은 조성환에 대한 믿음이 굳건한 걸 보여줬다. 3차전 패배 이후 인터뷰에서 그는 "조성환 선수가 안타를 치는 등 타격감이 많이 올라온 상황이다. 기왕이면 주자가 있을 때 살아나갔으면 한다"고 입을 뗐다.
이번 준 플레이오프에서 조성환의 플레이가 위축된 것에는 걱정을 보냈다. 양 감독은 "첫 날 수비실수를 하다보니 시리즈 전체적으로 영향이 남았다. 고참 선수는 그걸 금방 털어낼 수 있는 힘이 있다. 조성환 선수는 빨리 털어내길 빈다"고 기원했다. 결국 4차전에도 조성환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양 감독은 끝없는 믿음을 주면서 선수들이 기준치까지 올라오길 기다리는 지도자다. 아직 시리즈전적 2승 1패로 앞서고 있는 롯데지만 2년 전 기억이 있기에 아직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20년 만에 준 플레이오프 통과를 위해선 양 감독이 믿음을 보내는 선수들의 분전이 절실하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