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호투' 이승호, 옷 바뀌어도 '가을본능'은 여전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0.12 06: 47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이승호(31)가 '가을 사나이'의 면모를 되찾았다.
이승호는 지난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가 오른팔 통증으로 자진 강판되자 1회말 2사에 마운드에 올랐다.
이승호는 사도스키가 1회도 넘기지 못한 탓에 급히 팔만 풀고 나왔지만 4회까지 3⅔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두산 타선을 묶어뒀다. 팀은 아쉽게 2-7로 패하며 준플레이오프 2승 뒤 1패를 안았다.

팀은 졌지만 이승호는 희망을 안겼다. FA 협상 탓에 겨울 훈련이 늦어지면서 올 시즌 제대로 구위를 찾지 못했던 그다. 이승호는 지난해말 SK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겼지만 시즌을 2군에서 시작했다. 평소 구속이 나오지 않았고 릴리스포인트가 불안정했다.
이승호는 시즌 동안에도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막판 안정적인 구위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이승호가 이날 긴 이닝을 버텨주면서 롯데는 불펜 소모를 덜고 다음 경기까지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가을에 강한 이승호는 통산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경기 출장(33경기), 최다 홀드 기록(10홀드) 보유자다. 비록 지난해까지 SK에서 세운 것이지만 큰 경기에 대한 경험은 고스란히 몸에 배어 있다. 이승호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33경기 4승4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4.28.
이날 호투한 이승호 뿐 아니라 그와 함께 롯데로 이적한 언더핸드 정대현(34) 역시 1,2차전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하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올 시즌 부상으로 24경기 1세이브 5홀드에 그쳤던 그지만 포스트시즌 통산 25경기 4세이브 4홀드의 '여왕벌'은 여지없이 가을에 다시 돌아왔다.
공 한 개, 안타 한 개에 희비가 갈리는 단기전은 경험이 좌우한다. 정대현에 이어 이승호가 합격점을 받으면서 롯데는 한시름을 덜었다. 2연승을 달렸지만 11일 1패로 본의아니게 '어게인 2010', '역스윕 우려'의 부담을 안게 된 롯데다. '가을 베테랑'들의 호투가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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