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팀은 완봉이 많으니까 3차전 다 완봉으로 끝낼 겁니다".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두산 대표 선수로 나온 외야수 김현수와 투수 이용찬은 '준플레이오프가 몇 차전에서 끝날 것 같냐'는 질문에 세 손가락을 세워보이며 '완봉 시리즈'를 다짐했다. 그러나 완봉을 물론 선발승도 챙기지 못했다.
올 시즌 두산은 3차례의 완봉을 기록, KIA(6차례) 다음으로 완봉승이 가장 많은 팀이다. 완투도 9차례로 KIA(11차례)에 이어 많다. 퀄리티 스타트는 80번으로 가장 많아 올 시즌 '선발 야구'로 가장 큰 재미를 봤다. 특히 니퍼트는 롯데를 상대로 2번의 완투승이, 이용찬은 롯데전 1번의 완봉승과 1번의 완투패가 있다. 두산은 시즌 데이터를 근거로 강력한 선발진을 내세워 빨리 롯데를 잡겠다는 계산을 내렸다.

그러나 약속한 세 경기가 지난 11일 기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성적은 1승2패다. 이제 한 경기만 더지면 플레이오프와는 인사도 하기 전에 작별이다. 세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로 등판한 더스틴 니퍼트, 노경은, 이용찬 중 아무도 완봉, 완투 뿐만 아니라 1승도 챙기지 못했다.
한 구 한 구에 집중력을 모두 발휘해야 하는 단기전 특성상 투수가 완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니퍼트는 8일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선방했고 노경은이 2차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11일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이용찬은 4⅓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모두 승리를 따내는데 실패했다.
이용찬은 3-2로 앞선 5회 1사 1,3루에서 마운드를 김창훈에게 넘겼다. 2아웃만 잡으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그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기에 실점 위기에서 말없이 교체돼야 했다. 승리는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신인 변진수에게 돌아갔다.
두산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 모두 불펜에 의해 역전패를 당했다. '양떼 야구'를 펼치는 롯데에 비해 약한 불펜진을 보유한 두산은 그들의 바람대로 선발이 오래 버텨줘야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승산이 있다. 12일 4차전에 선발로 나서는 김선우는 올 시즌 1번의 완투패를 기록했다. 그는 선발승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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