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4] ‘롤러코스터’ 롯데, 결국 마지막에 날아오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12 21: 58

초반 두 차례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롯데였다. 그러나 세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 롯데가 결국 준플레이오프와의 악연을 끊었다.
롯데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2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이기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경기 종반까지 끌려간 롯데는 8회 한꺼번에 3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고 10회 두산 포수 양의지의 끝내기 실책으로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3차전에서 두산에 2-7로 지며 분위기를 다소 뺏긴 롯데였다. 선발 싸움에서도 김선우을 낸 두산이 고원준을 올린 롯데보다 다소 앞서 있었다. 이 때문이었을까. 롯데의 경기 초반은 좋지 않았다. 롯데는 2회 윤석민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전날(11일)에 이어 선취점을 내줬다. 기분이 좋지 않은 홈런포였다.

반대로 타석에서는 1점을 내기가 버거웠다. 경기 초반 찾아온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 아찔한 롤러코스터에 탄 기분이었다. 첫 기회는 2회였다. 선두 홍성흔이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한 점 싸움이 아니라고 판단한 롯데 벤치는 박종윤에게 강공 사인을 냈다. 그러나 결과는 2루수 앞 병살타였다.
공교롭게도 그 후 전준우는 중전안타, 황재균은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용덕한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롯데는 동점의 기회를 놓쳤다. 안타 세 개를 쳤으나 중간에 흐름을 끊은 병살타 탓에 득점은 없었다. 초반부터 꼬이는 순간이었다.
0-2로 뒤진 4회에는 더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선두 손아섭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홍성흔은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다시 박종윤의 타석이 왔고 롯데 벤치의 작전은 2회와는 반대였다. 희생번트 사인이 났다. 그러나 박종윤은 좀처럼 번트를 대지 못했다. 1구를 골라낸 박종윤은 2구째 배트를 냈으나 공은 아래로 지나갔다. 오히려 2루 주자 손아섭이 위험했던 순간이었다.
1·2구에 번트를 대지 못한 박종윤의 긴장감은 높아졌다. 반대로 김선우는 자신감을 찾았다. 공을 낮게 제구하며 박종윤의 번트 타이밍을 뺏었다. 결국 페이크번트 앤 슬러시 동작으로 전환한 박종윤은 두 차례 낮은 공에 헛스윙하며 쓸쓸히 타석에서 물러났다. 다음 타자인 전준우도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버렸다. 2B-1S에서 낮은 공에 헛스윙했고 바깥쪽 꽉 찬 빠른공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후 황재균이 좌전안타를 쳤지만 2루 주자 손아섭이 들어오기는 너무 짧았다. 다시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용덕한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역시 번트가 성공했다면 최소 1점은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두 번의 기회를 놓친 롯데는 경기 막판까지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8회초에는 이원석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1점을 더 실점했다. 0-3이 됐고 다시 한 번 패배의 기운이 사직구장을 감싸 돌았다. 그러나 8회말에 반전이 일어났다. 1차전 두산 선발로 등판했던 더스틴 니퍼트가 마운드에 오르자 거짓말처럼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선두 문규현이 중전안타로 시동을 걸었고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문규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 이닝에 안타 세 개가 나와도 올라가지 않았던 롯데의 득점이 단번에 새겨졌다. 그 후 박준서의 안타 때 김주찬이 홈에서 아웃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롯데의 집중력은 계속 불타올랐다.
롯데는 손아섭이 우전안타로 1사 1·2루를 만들었고 홍성흔과 대타 황성용은 바뀐 투수 홍상삼의 공을 침착하게 골라내며 밀어내기로 1점을 더 추가했다. 그 후 전준우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끝내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기사회생하는 순간이었다.
기세를 탄 롯데는 10회 선두타자 박준서가 중전안타로 출루하고 손아섭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에는 두산이 롯데를 도왔다. 프록터의 공이 살짝 뒤로 빠졌고 포수 양의지는 3루 주자 박준서를 잡기 위해 급하게 3루로 던지다 실책을 범했다. 결국 박준서는 홈까지 파고 들었고 롯데의 승리가 확정됐다. 팬들의 애를 태운 롤러코스터였지만 어쨌든 결말에는 잠실이 아닌 인천행 티켓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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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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