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꼴찌' 우리은행이 반란을 시작했다. 날카롭고 매서운 속공을 앞세운 우리은행은 우승후보로 손꼽힌 KDB생명을 제대로 혼쭐냈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는 12일 구리실내체육관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개막전 구리 KDB생명 위너스와 경기서 65-5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의 데뷔전 승리와 함께 2007-2008시즌 이후 6시즌 만에 개막전 승리라는 기쁨을 맛봤다.
달라진 우리은행의 모습을 증명한 한 판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던 '만년 꼴찌'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리드하다가도 마지막 순간 우르르 무너지던 우리은행이 아니었다. 우리은행은 1쿼터 시작과 동시에 4-2 리드를 가져온 후 단 한 번도 역전당하지 않고 끝까지 승리를 지키는 끈질긴 뒷심을 보였다.

개막 전 열린 미디어데이서 위성우 감독이 강조했던 것처럼 이날 우리은행은 속공을 무기로 들고 나왔다. '저격수' 임영희는 무서운 기세로 코트를 넘나들었고 이승아와 박혜진도 속공에 힘을 실었다. 센터 양지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5명 전원이 베스트 멤버이자 키플레이어라던 위 감독의 말은 이날 경기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양지희를 중심으로 한 골밑은 KDB생명의 공격을 철벽같이 막아냈다. 높이에서 밀리지 않는 박혜진-이승아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처럼 높이와 끈질김을 앞세워 수비에서 KDB생명을 압박한 우리은행은 빛나는 속공을 선보였다.
끈질긴 수비를 통해 골밑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게 되자 우리은행의 속공에는 탄력이 붙었다. KDB생명은 몇 번이고 추격의 기회를 잡았으나 우리은행의 불길을 꺼뜨리는데 실패했다. 신정자의 연속 10득점도, 한채진의 고감도 3점슛도 우리은행의 기세를 꺾기엔 부족했다.
우리은행의 맹공은 배혜윤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속공으로만 9득점을 올렸고 페인트존에서도 36개의 득점을 기록하며 KDB생명을 압도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도망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위 감독의 말처럼 정면으로 승부를 펼치는 '배짱'이 생긴 것이다.
당차게 '꼴지 탈출'을 선언한 우리은행의 1차적 목표는 4강이다. "4강을 위해 가급적 많은 승수를 쌓아야할 것"이라는 임영희의 각오는 다부졌다. 위 감독 역시 "10승 30패를 하더라도 일단 할 수 있는 만큼 하겠다"고 별렀다. 올 시즌 우리은행이 써내려갈 꼴찌 탈출 드라마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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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