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가 된 정대현 '최고 빅게임 클로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13 06: 53

정대현 영입은 롯데에 신의 한 수였다.
'금메달 마무리' 정대현(34)이 4년간 총액 36억원의 몸값을 증명하며 롯데를 가을야구 승리로 이끌었다. 정대현은 두산과의 2012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4이닝 동안 안타 하나를 맞았을 뿐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역투를 펼치며 1승2세이브를 거뒀다. 롯데가 거둔 3승의 마무리는 모두 정대현의 몫 .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롯데는 지난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4승3패로 극적인 역전 시리즈를 따내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 상위 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00·2008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2009·2010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011년 SK와의 플레이오프 모두 패퇴했다. 강력한 마무리투수가 없다는 게 롯데의 오래된 고민이었고, 큰 경기에 발목 잡힌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 겨울 FA 정대현을 4년간 총액 36억원에 영입 이 같은 고민을 씻고자 나섰다. 무릎 수술-재활로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지만 후반기 복귀했고 가을잔치에서 제대로 진가를 드러냈다. 1~2차전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뒷문을 지킨 정대현은 마지막 4차전에서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는 정대현의 포스트시즌 통산 첫 승리였다.
정대현은 SK 시절 포함 포스트 시즌 통산 28경기에서 1승6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 중이다. 강력한 빅게임 피처답게 패전이 없다. 특히 SK 시절이었던 2007~2011년 5년 동안 한국시리즈 12경기에서 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38으로 위력을 떨쳤다. 2007년 SK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장식하는 등 2008·2010년에도 팀의 우승에 한 몫 단단히 했다.
정대현의 진가는 단순히 국내 경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제대회에서도 정대현은 아주 강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6·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본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6개 국제대회에서 세이브 3개를 거뒀다. 26⅓이닝 동안 5실점밖에 주지 않는 등 평균자책점 1.71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것도 미국-쿠바 등 강팀들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그 질이 다르다.
이처럼 정대현이 큰 경기에 강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정통 언더핸드로 매우 까다로운 투구폼을 지닌 정대현은 볼끝 지저분한 커브와 싱커를 구사한다. 짧은 이닝에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낮은 코스로 정확히 제구할 수 있는 컨트롤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까지 지녔다. 아울러 숱한 경험이 쌓여 위기 대처 노하우도 뛰어나다.
정대현은 "불펜 키 플레이어라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이 중요한 경기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 오히려 못 던질 수도 있다. 타자와 어떻게 대결할지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 친정팀 SK를 상대로 벌일 플레이오프에서도 정대현이 '빅게임 클로저'의 위력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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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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