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로의 힘...‘전원 국내파’ 러시아, ‘호화’ 포르투갈 격침
OSEN 이두원 기자
발행 2012.10.13 07: 51

빗속 혈투로 치러진 2014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F조 최대 빅매치의 승자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였다.
러시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 대회 B조 3차전에서 전반 6분에 터진 알렉산더 케르자코프(30, 제니트)의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었다. 
카펠로 감독은 ‘호화군단’ 포르투갈을 맞아 안드레이 아르샤빈(31, 아스날)과 파벨 포그레브냐크(29, 레딩FC), 마라트 이즈마일로프(30, 스포르팅) 등 해외파 3인방을 또 다시 제외한 채 팀을 꾸렸다. 그리고는 전반 6분 만에 케르자코프가 제니트 동료인 로만 시로코프의 환상적인 킬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쟁취했다.

골도 골이지만, 이날 러시아 선수들은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에서부터 포르투갈을 압박하며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 러시아의 강한 저항에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는 고립되기 일쑤였고 결정적인 찬스는 좀처럼 나지 않았다. 결국 포르투갈 63%의 높은 점유율 속에서 러시아보다 2배 많은 18개의 슈팅(코너킥 8대2)을 쏟아붓고도 무득점 패배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그 동안 포르투갈을 상대로 지난 2004년 1-7 대패를 당하는 등 1승1무4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던 러시아는 이날 승리로 소비에트 연방 시절인 1983년 홈에서 5-0 승리를 거둔 이후 29년 만에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유로2012를 앞두고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 생애 마지막 도전으로 러시아를 택한 카펠로 감독도 “오늘 러시아의 거대한 야망을 확인했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러시아와 함께 초반 2연승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포르투갈은 믿었던 호나우두가 또 다시 A매치 징크스를 드러내며 F조 라이벌 러시아에 덜미를 잡히며 월드컵 직행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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