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악명 높은 러시아 원정은 제 아무리 포르투갈이라 한들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러시아가 2014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예선 F조 최대 라이벌인 포르투갈을 제압하며 본선 직행의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가 13일(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F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3연승으로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러시아는 전반 6분 만에 알렉산더 케르자코프가 제니트 동료인 로만 시로코프의 환상적인 킬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터트렸고, 이를 마지막까지 잘 지켜내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앞세워 승리를 노렸던 포르투갈은 우세한 경기 속에서도 러시아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며 첫 패배를 안게 됐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익숙지 않은 루즈니키 스타디움의 인조 잔디 여건을 극복하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승리를 보도했고, 파울로 벤투 포르투갈 감독은 “러시아가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면서도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졌다는 점에서 공평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승리를 위해 이곳에 왔는데 상당히 실망스럽다”며 불편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로선 그 동안 포르투갈을 상대로 1승1무4패로 절대 열세를 보인 가운데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승전보였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 2004년 10월 리스본에서 벌어진 2006독일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포르투갈에 1-7로 대패하는 수모를 겪었을 만큼 그 동안 포르투갈을 맞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인 1983년 5-0 승리 이후로는 1무3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러시아는 이날 승리로 29년 만에 포르투갈에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유럽예선 초반 레이스를 3연승의 상승세로 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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